 | |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공만 잡은 게 아니다.
승리를 낚은 수비였다.
프로야구 두산은 3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팀 간 5차전 원정경기에서 3-2 신승을 거뒀다.
시즌 23승1무22패를 기록하면서 승률 5할선 붕괴를 막았고 리그 4위도 하루 만에 되찾았다.
곽빈(두산)과 이용준(NC)의 선발 매치업으로 문이 열린 경기다.
불의의 부상을 입었던 ‘우완 에이스’ 곽빈의 복귀전이기에 두산 입장에서는 꼭 잡아야하만 하는 한판이었다.
곽빈은 1회말 박민우에게 볼넷이 나왔지만 포수 장승현의 도루 저지에 힘입어 첫 이닝을 통과했다.
하지만 2회말 시작과 함께 안타,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NC의 희생번트와 추가 볼넷 등이 이어지며 2사 만루로 위기가 번졌다.
그때 곽빈을 돕는 ‘슈퍼맨’이 나타났다.
좌타석에 들어선 김주원이 곽빈의 2구째 150㎞ 패스트볼을 호쾌하게 잡아당겼다.
맞는 순간 홈런이 아닐까 싶은 큰 타구가 우측 펜스를 향했다.
두산 입장에선 다행히 넘어가지 않는 궤적. 하지만 이대로 담장만 강타해도 주자 3명이 들어오기 충분했다.
그때 조수행이 몸을 아끼지 않고 날아올라 공을 건졌다.
3점을 막는 플레이. 투수 곽빈은 머리를 감싸쥐며 놀란 가슴을 가라앉혔다.
실점을 막은 두산은 3회초 선취 득점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그리고 이어진 4회말 NC 공격, 조수행이 다시 나타났다.
선두타자 제이슨 마틴이 때린 타구가 우측 코너로 향했다.
장타가 예상되는 타구. 하지만 빠른 발을 앞세워 내달린 조수행이 깨끗한 슬라이딩 캐치로 공을 또 건졌다.
곽빈은 모자를 벗고 다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호수비로 두산은 그 이닝에서 2사 후 박세혁의 2루타, 서호철의 3루타가 연이어 터졌음에도 단 1실점으로 수비를 마칠 수 있었다.
그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졌다.
5회초 두산이 양석환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해 2-1로 앞섰다.
이후 7회말 도태훈의 동점 홈런, 8회초 박계범의 앞서가는 결승 홈런이 줄지었고 결국 최종 3-2 두산 승리로 경기의 문이 닫혔다.
단 1점으로 갈린 살얼음판 승부였다.
그렇기 때문에 호수비의 가치는 더 폭등했다.
결승 홈런만큼이나 값어치가 컸던 그의 슈퍼캐치였다.
창원=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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