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KIA가 13명을 방출했다.
사이드암 투수 박진태 포수 이정훈(이상 28) 유틸리티 류승현(25) 등 1군에서 활약한 이력이 있는 선수도 명단에 포함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겨울에도 대대적인 쇄신에 돌입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셈이다.
박진태는 팀내 잠수함 투수 경쟁에서 밀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선발 자원에 임기영이 있고, 불펜에는 박준표가 버티고 있다.
윤중현도 불펜에서는 필승조 역할을 했다.
김찬민 등 젊은 잠수함도 육성쪽에서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어서, 전역 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 박진태가 희생양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
2017년 통합우승 당시 추격조로 전천후 등판해 57.2이닝을 소화한 ‘마당쇠’가 새 팀을 찾아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린 셈이다.
이정훈 역시 입지가 불안하긴 마찬가지. 일발장타가 있지만, 포수 경쟁에서는 일찌감치 밀렸다.
힘있는 좌타자는 KIA 선수 구성상 꼭 필요하지만, 포수에서 외야로, 1루로 이리저리 포지션을 옮겨다닌 탓에 이도저도 아닌 타자로 전락했다.
코치진으로서는 강점을 살리려고 포지션 이동을 권유했지만, 모든 선수가 KT 강백호 같을 수는 없다.
팀이 어려울 때 희생한 선수들을 냉정하게 내칠 때는 합당한 이유가 필요하다.
대체 자원에 대한 확신이나 확고한 팀 방향성이 뒷받침돼야 팬을 설득할 수 있다.
20대 후반에 방출자 명단에 포함한 것으로 보면 단순히 신인 엔트리를 비우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 KIA 김종국 감독이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 KT와 경기 후 관중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도열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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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올해 300억원 가량 쏟아붓고도 승률 5할 달성에 실패했다.
박찬호 김도영 외에는 상대 배터리를 긴장시키는 주자가 없었고, 나성범 최형우 소크라테스 브리토 정도만 장타를 의식하게 만들었다.
팀 배팅에 능한 김선빈을 제외하면, 이른바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는 타자가 보이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구색을 갖췄다고는 하나 마운드도 불안하긴 마찬가지. 특히 조커로 활용할 만한 투수가 없어 악전고투했다.
강속구로 윽박지르거나 완벽한 커맨드로 상대 타선을 제압하는 투수가 없다.
키움 안우진, LG 김윤식 등 색깔이 뚜렷한 투수가 있어야 장기레이스뿐만 아니라 단기전에서도 계산이 가능하다.
KIA의 선수단 쇄신은 코치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구단 안팎에서 대규모 코치진 교체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마무리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포스트시즌이 끝나기 전에 정중하게 코치들에게 이별을 고해야 한다.
떠나는 이들을 예우하는 것도 KIA에 부족한 덕목이었다.
쇄신도 중요하지만, 잘 헤어지는 것도 못지않다.
야구판 돌고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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