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 훈련, 똑같아 보이지만 매일 변하네[SS 현장속으로]

두산 정수성 코치가 호주 블랙타운구장에서 소화 중인 스프링캠프에서 주루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스포츠서울 | 블랙타운(호주)=장강훈기자] 훈련도 진화한다.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이다보니 매일 조금씩 레퍼토리가 바뀐다.
관망하면 던지고, 치고, 받고, 달리는 게 전부인 것처럼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변화무쌍하다.
무작정 던지고, 치고, 받고, 달리지 않는다.
스프링캠프를 지켜보는 묘미다.
두산은 지난 1일부터 호주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베이스볼센터(블랙타운구장)에서 캠프를 시작했다.
베테랑 외야수 정수빈은 5일 “지난 2년간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렀기 때문에 활동량은 차이가 크다.
훈련시간은 길지만 시즌 준비 과정에 꼭 필요한 시간이니까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뜻한 곳에서 야외훈련을 하니 확실히 감각을 깨우는 데 도움이 된다.
움직이는 범위도 넓어서 지난 2년간 잊었던 기억이 살아난다”고 밝혔다.

두산 내야수 안재석이 호주 블랙타운구장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서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첫 사흘 훈련에는 겨우내 잠자던 ‘근육의 기억’을 깨우는 데 집중했다.
달콤한 하루 휴식 후 재개한 훈련에서는 감각 깨우기로 전환했다.
몸에 ‘이제 다시 움직인다’는 신호를 주고 충분히 예열한 뒤 타이밍, 밸런스 등 야구에 필요한 ‘감각’을 되찾는 시간으로 활용 중이다.
투수들의 불펜투구만 봐도 첫 사흘은 속구 위주의 가벼운 투구를 했다면, 두 번째 턴부터는 투구 강도를 높였다.
지난 4일부터는 불펜에 타자들도 들어서 투수가 던지는 공을 타석에서 지켜봤다.
고토 고지 타격코치는 “11일부터 라이브피칭을 하고, 곧바로 라이브배팅을 한다.
주 초중반에 이삼일 비 예보가 있어, 타자들의 일정을 조율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타격훈련을 꾸준히 하지만, 투수가 던지는 공은 또 다르다.
갑자기 살아있는 공을 마주하면 적응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스윙하지 않아도, 투수가 던지는 공을 보는 것만으로도 감각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두산 송승환이 4일 호주 블랙타운구장 불펜에서 타석에 들어서있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주루나 수비도 매일 조금씩 바뀐다.
특히 정수성 코치가 합류한 뒤 주루 디테일 강화에 열을 올리는데, 최선참 김재호부터 신인 윤준호까지 열외없이 소화 중이다.
‘주루플레이의 중요성 특강’으로 시작한 훈련은 짧은 베이스턴에서 안타 후 1루에서 스킵, 주자로 나간 뒤 추가진루를 위한 주로 개척 등으로 세밀함을 더하고 있다.
1루에서 3루로 갈 때, 1루에서 홈으로 갈 때 어떤 주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서너발 이상 차이가 나므로, 선수 개개인의 스피드와 체형, 주법에 맞는 자기만의 주로를 개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정규시즌 144경기를 치르려면 단순히 치고 던지고 달리는 것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
작전, 주루, 수비 등 세밀함을 가미해야 팀이 슬럼프에 빠졌을 때 극복할 동력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 디테일을 스프링캠프에서 다듬어야 한다.
스프링캠프가 길고 지루한 반복훈련만 이어지지 않는 이유다.
야구가 살아있는 생물이듯, 준비 과정도 진화한다.
zzang@sportsseoul.com

야구포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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