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는 지난겨울 분주하게 움직였다. 스토브리그서 과감하게 지갑을 열었다. 마지막 카드는 우완 한현희(30)였다. 3+1년 최대 40억 원에 자유계약(FA)을 맺었다. 사이드암 유형으로 최고 150㎞대 공을 던진다. 경험도 풍부하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2순위)로 넥센(키움 전신) 유니폼을 입은 한현희는 지난해까지 416경기(선발 116경기) 뛰었다. 당시 롯데는 “한현희의 합류로 투수진 뎁스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좀처럼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는다. 선발과 불펜 어느 자리에서도 확실한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중간중간 희망을 보이기도 했지만 기복이 심했다. 18일 기준 30경기에서 5승10패 3홀드 평균자책점 5.77 등에 그쳤다.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먼저 두 자릿수 패배를 당했다. 접전 상황서 믿고 맡기기 어렵다. 18일 고척 키움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4-2로 앞선 8회 말 세 번째 투수로 나섰지만 이주형에게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맞으며 역전을 허용했다.
가지고 있는 능력치는 분명하다. 다만,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래리 서튼 감독은 한현희에 대해 “현재 자신감, 자신의 공에 대한 신념이 떨어져 보인다. 그것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조금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바라는 배경이다. 서튼 감독은 “한현희가 이해했으면 좋겠다. 타격이라는 건 쉽지 않다. 야구는 투수에게 유리하다. 너무 완벽하게 던지려 하기보다는, 볼 배합 등을 유리하게 가는 쪽으로 생각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시즌 막바지로 가는 여정. 치열한 5강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에겐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하다. 이길 수 있는 경기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103경기를 치른 시점서 롯데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5.01을 기록, 리그 8위에 그치고 있다. 필승조를 제외하면 꾸준하게 제 몫을 해주는 자원이 많지 않다. 한현희의 부진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이유다. 서튼 감독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시즌 내내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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