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IA 정해영이 지난 2일 잠실 LG전에서 1군 복귀 등판을 펼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결국 타이거즈의 마무리는 정해영(22)이다.
프로야구 KIA에 반가운 얼굴이 돌아왔다.
프랜차이즈 최초이자 KBO리그 최연소로 2시즌 연속 30세이브에 성공하며 붙박이 클로저 타이틀을 가져간 정해영이 그 주인공이다.
◆누구보다 힘들었던 34일
변함없이 마무리 보직을 맡은 그였지만 갑작스럽게 구속과 구위 모두 하락하며 부진에 허덕였다.
결국 지난 5월29일 1군에서 말소됐다.
그러나 퓨처스 성적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6경기 평균자책점 6.75(9⅓이닝 7자책점)를 기록했다.
볼넷은 1개로 적었지만 높아진 피안타율 문제를 풀지 못했다.
1군에서 0.297을 기록했던 수치가 2군서 0.350으로 오히려 악화됐다.
그럼에도 KIA는 지난 2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엔트리에 그의 이름을 새겼다.
김종국 감독은 “구위가 좋아졌다는 보고를 받았다.
제구도 안정돼 있고 운영 능력이 좋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투수”라는 설명을 남겼다.
돌아온 정해영은 “많이 힘들었다”며 34일 만의 콜업 소감을 전했다.
이어 “뜻대로 야구가 안 됐고 욕도 많이 먹었다”고 운을 뗀 그는 “아버지가 걱정을 엄청 하셨다.
편하게 하라고 말씀은 해주시는데 누구보다 고민이 많으셨을 것”이라며 힘이 돼준 가족들도 떠올렸다.
그의 아버지는 타이거즈 출신으로 KIA 수석코치, 퓨처스 감독까지 맡았던 정회열 동원대 감독이다.
그는 “따뜻한 응원을 해주신 모든 분들을 위해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며 “독하게 마음먹고 준비해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내가 없는 동안 하필 팀이 1점 차 패배도 많았다.
너무 늦게 돌아온 미안함밖에 없다”는 진심도 전했다.
 | 정해영이 경기 전 러닝 훈련을 소화하며 밝게 미소 짓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고통 속에 피는 성장
“오랜만에 1군 오니 어색하다”며 웃는 정해영이지만 누구보다 그를 기다린 동료들이 있어 문제는 없다.
경기 전 훈련이 끝나자 광주일고 1년 후배인 이의리는 “올해 1군 등록일수로는 제가 선배 아닌가요”라는 짓궂은 농담으로 긴장을 풀어줬다.
윤영철, 최지민, 김기훈도 훈련 뒷정리를 하며 함께 웃음꽃을 피웠다.
마운드에서 결과를 남길 일만 남았다.
바로 클로저를 맡진 않는다.
사령탑은 차근차근 빌드업을 통해 그를 제자리로 돌려놓을 계획이다.
정해영은 “2군에서 시점, 상황에 상관없이 꾸준히 등판해 왔다.
그렇기에 그 과정들이 어색할 것은 없다.
잘해보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실제로 그는 복귀 첫날 숀 앤더슨을 이은 2번째 투수로 7회말에 등판했다.
그리고는 힘찬 희망투를 쐈다.
신민재-홍창기-문성주로 이어진 까다로운 타선을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공은 13개만 필요했고 최고 구속은 147㎞까지 나왔다.
더할 나위 없는 복귀전이었다.
“선수단 합류만 하고 1군 등록되기 전이었던 어제(1일) 잠실이 매진됐다.
올라갈 일도 없는데 보기만 해도 긴장됐다.
그러면서 동시에 즐거운 기분도 들었다”는 그는 설?을 복귀 첫 등판에서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건넸다.
KIA 클로저의 시즌이 다시 힘차게 돌아간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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