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예전 나 보는 것 같다.
”
국가대표 유격수의 눈에 들어온 20살 선수가 있다.
고졸 2년차. 그러나 당당히 팀의 주전 유격수다.
안정된 수비력에 장타력까지 갖췄다.
삼성 이재현(20)이 주인공이다.
이재현은 2022년 삼성의 1차 지명자다.
2009년 김상수(KT)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야수를 뽑았다.
1차 지명이 폐지됐던 2010~2013년을 포함해도 2013년 정현 이후 9년 만이 된다.
그만큼 야수가 필요했다는 뜻이다.
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2022년 바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7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5, 7홈런 23타점 23득점, OPS 0.597을 올렸다.
정확도는 아쉬웠지만, ‘거포 유격수’의 모습이 보였다.
수비도 1년차답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올해는 더 좋아졌다.
주전 유격수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62경기, 타율 0.231, 6홈런 22타점 28득점, OPS 0.656을 생산하고 있다.
어마어마한 공격력은 아니지만, 역시나 홈런이 돋보인다.
여기에 수비가 한층 좋아졌다.
한국야구 유격수 계보를 잇는 박진만 감독 밑에서 혹독한 수비 훈련을 소화했다.
올시즌 유격수 이닝 2위(513이닝, 1위 박성한 532.1이닝)이고, 실책은 6개에 불과하다.
박성한(8개)보다 적다.
좌우 스텝이 좋고, 대시도 강하다.
빠른 판단도 돋보인다.
안정된 포구 능력에 송구로 이어지는 속도도 빠르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호수비도 여러 차례 선보였다.
타율은 다소 떨어지지만, 좋은 수비력에 홈런을 칠 수 있는 유격수다.
2022년 전체 1차 지명자 및 2차 1~2라운드 지명자까지 더해도 오롯이 주전으로 뛰고 있는 야수는 이재현이 거의 유일하다.
입단 전에는 김도영(KIA)이 더 주목받았으나, 현재까지 실적은 단연 이재현이 위다.
게다가 김도영은 원래 자리인 유격수보다 3루 출전이 더 많다.
이재현을 주시하는 선배도 있다.
오지환이다.
자신이 유격수다.
국가대표로도 뛰었다.
유격수 후배들이 눈에 자꾸 들어온다.
오지환은 “정말 대단한 선수들 같다.
경험이 부족할 뿐이다.
시기가 있다.
야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생각한다.
내야수는 더 그렇다.
3루수나 1루수는 상대적으로 덜할 수 있지만, 유격수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한 “초반부터 잘한 선수는 (김)하성이 정도다.
쉽지 않다.
후배들에게 긍정적으로 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경기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다.
후배 유격수들, 내야수들 많이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9년 1차 지명으로 LG에 왔으니 벌써 프로 15년차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오지환도 처음부터 리그를 호령한 유격수는 아니었다.
담금질의 시간이 필요했다.
2년차인 2010년에는 실책 27개를 범하기도 했다.
20실책 시즌도 5번이나 된다.
오지환은 “내가 어렸을 때와 비교를 해봤다.
이재현은 어릴 때 나를 보는 것 같다.
5~6년차씩 되면 느끼는 것이 있을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플레이가 나올 것이다”고 짚었다.
이어 “주전으로 계속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만큼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진다.
나도 그 시기에 좋아졌던 것 같다.
경기는 정해져 있고, 같은 팀과 여러 번 경기하지 않나. 수비를 하면서 경험치가 쌓인다.
타격도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긴다.
진짜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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