뽐뿌::"그래야 팀이 강해집니다" 꼰대 자청하는 김현수, 정상 향한 무한도전[SSinAZ]

LG 김현수가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자이언츠 컴플렉스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서 베이스러닝 훈련을 하고 있다.
제공 | LG 트윈스

[스포츠서울 | 애리조나=윤세호기자] 자비는 없다.
후배들이 프로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 지체없이 불호령을 내린다.
그런데 아무도 토달지 못한다.
누구보다 철저히 훈련하고 시즌을 준비하는 만큼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곧 팀의 규율이 된다.
어느덧 LG에서 여섯 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김현수(35)가 여전히 팀을 이끈다.
LG는 지난 1일(한국시간)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자이언츠 컴플렉스에서 스프링캠프에 임하고 있다.
훈련 중 이따금씩 쩌렁쩌렁 목소리가 울려퍼지는데 주인공은 늘 김현수다.
처음 LG 유니폼을 입은 박동원이 하루라도 빨리 새로운 동료들과 거리를 좁히도록 크게 박동원을 외치며 웃음을 유도한다.
이렇게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다가도 후배들이 집중하지 않으면 바로 냉기가 흐른다.
김현수는 지난 7일 야수조 후배들을 모아놓고 보다 유의미한 캠프를 만들 것을 강조했다.

그는 10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선수들이 응용을 하지 않더라. 코치님들이 하라는 것만 하고 끝내는 모습이 보였다”며 “무엇인가를 배우면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응용하고 빈 곳을 채워야 한다.
채우다 안 되면 고민도 하고 질문도 해야 실력이 는다.
그런데 어린 선수들이 그냥 하라는 것만 하고 아무 것도 안 했다.
그러면 발전이 없으니까 한소리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후배들에게 늘 ‘노력해야 한다.
고통없이 얻는 것은 없다’는 얘기를 한다.
하나를 잃어야 하나를 얻는 게 당연한 일이다.
. 그런데 지금 어린 선수들은 그냥 얻으려고만 한다.
고통을 느껴야 행복도 얻는 것인데 쉽게 가려고만 한다”고 덧붙였다.
야구가 안 돼 고개숙이고 눈물 흘린 후배에게도 냉정했다.
김현수는 “못한다고 우는데 솔직히 나는 공감이 안 된다.
정말 자신이 최선을 다했는데 안 됐으면 울어도 된다.
그런데 제대로 준비도 안했는데 안 됐다고 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나도 어렸을 때 비슷한 경험을 했다.
당시 나는 어린 선수들보다 100배, 1000배 훈련했다고 자신할 수 있다.
강압적으로 훈련을 시킬 수는 없는 일이지만 제대로 준비도 안 하고 우는 것은 정말 아닌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G 김현수가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자이언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서 동료들으 바라보고 있다.
제공 | LG 트윈스

올해 유독 변화의 폭이 큰 LG다.
새로운 감독과 코치들이 왔고 선수들의 연령대도 이전보다 낮아졌다.
채은성, 유강남, 이형종이 떠난 만큼 어린 선수들이 캠프 명단에 포함됐다.

김현수는 “주장인 (오)지환이가 워낙 잘 해준다.
하지만 지환이 혼자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도 있어 지환이를 돕고 있다.
팀에 어린 선수가 많을 수록 무언가가 새나가기 쉽다”며 “물론 고참의 생각이 무조건 맞는 것은 아니다.
후배들의 생각이 무조건 틀린 것도 아니다.
그래도 중간 지점은 찾아야 한다.
구성원이 중간에서 만나 하나가 돼 운동을 해야 한다.
어린 선수들은 기분이 나쁘더라도 중간 지점에는 따라와야 한다.
그래야 팀이 강해진다”고 결속력을 위해 때로는 악역을 자청한다고 밝혔다.
훈련 파트너도 정했다.
지난해 맹활약을 펼치며 주전 3루수로 도약한 문보경과 매일 아침 팀훈련에 앞서 타격 훈련을 한다.
오전 7시에 먼저 캠프 장소에 도착해 타격 훈련 혹은 웨이트 트레이닝에 임한다.
“보경이가 너무 안 해서 억지로 잡았다”고 미소지은 김현수는 “다른 선수들은 모르겠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함께 하자고 하지 않을까”라고 후배들이 이번 캠프를 보다 알차게 보내기를 바랐다.
캠프 목표는 늘 동일하다.
매년 더 나은 활약을 펼치고 팀이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김현수는 지난해 플레이오프(PO) 시리즈 4경기에서 타율 0.412(17타수 7안타)로 활약했다.
비록 팀은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패하며 시즌을 마쳤으나 가을 징크스에서 탈출했다.
당시 활약 비결에 대해 “일부러 배트를 좀 짧게 잡았다.
평소보다 배트를 컨트롤할 수 있게 준비했고 그래서 괜찮았던 것 같다”며 “사실 그동안 포스트시즌 때마다 생각은 했는데 망설였다.
단기전에서는 투수들이 좋은 공도 안 주고 쉽게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래서 심하게 신중했었다.
공을 더 끝까지 보려고 했다.
그러다가 칠 수 있는 공에도 타이밍이 늦었다.
팀이 이기기 위해서는 칠 수 있는 공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 결과는 괜찮았는데 아쉽게 또 팀이 졌다”고 한국시리즈(KS) 진출 실패로 힘들었던 순간을 회상했다.

LG 김현수가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자이언츠 컴플렉스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제공 | LG 트윈스

늘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하고 있으나 도전을 멈출 생각은 없다.
김현수는 “올해로 LG에서 6년째다.
첫 해부터 우승을 하고 싶었는데 아직도 못하고 있다”면서도 “그래도 계속 가을야구에 나가고 있다.
시즌 중 정상을 잡을 것 같은 순간도 나온다.
우승할 수 있다고 믿으며 동료들과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우승까지 9년이 걸렸던 두산 시절 경험이 희망이자 용기다.
김현수는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 오른 2007년부터 첫 우승을 이룬 2015년까지 총 네 차례 KS에 올랐다.
9년 동안 정상에 도전했는데 2015년 네 번째 한국시리즈에서 우승 반지를 거머쥐었다.
김현수는 “그 때도 우승하는데 오래 걸렸다.
당시 내가 못해서 오래 걸렸다.
그래도 결국에는 우승을 했다”고 웃으며 “당시의 경험이 지금 믿음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고통없이 되는 것은 없다.
계속 아쉬운 시즌 보내면서 고통 받지만 끝까지 도전하면 결국에는 될 것으로 믿는다”고 무한도전의 종착역이 우승임을 굳게 믿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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