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저다운 모습을 찾고 싶어요.”
하늘은 스스로 노력하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누구나 예상치 못한 풍파를 겪는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는 것이다.
내야수 최주환(35·SSG)이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촘촘하게 짜인 일정표대로 움직이는 중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기본이다.
여기에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육상 PT까지 섭렵했다.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이, 높이 뛰고 있다.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최주환은 “재밌다.
새로운 터닝포인트가 됐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아쉬움, 새로운 원동력으로
최주환에게 지난 두 시즌은 다소 아쉬웠다.
2021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FA)을 통해 SSG에 합류했으나 만족스럽지 못했다.
특히 2022시즌은 낯선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부상 등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남성 호르몬 수치가 대폭 떨어진 것이 대표적이다.
고질적인 햄스트링도 지속적으로 찾아왔다.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후반기 들어 조금씩 제 자리를 찾아갔지만 머릿속을 가득 채운 물음표를 지울 순 없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했다.
프로입단 18년차 베테랑이지만 과감하게 변화를 꾀했다.
지난해 정규시즌을 마친 뒤부터 여러 곳을 수소문했다.
그러다 인천 송도에 육상 PT 센터가 새로 생긴 것을 확인했다.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한 것은 한국시리즈(KS) 이후다.
두산 시절 좋은 성적을 냈을 때의 프로그램과 흡사한 부분이 많았다.
2주 단위로 단계를 높여가고 있다.
최주환은 “나로서도 하나의 도전이다.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 도전, 편견을 깨뜨리며
기존에 하던 웨이트 트레이닝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냈다.
워낙 고강도 훈련인 만큼 즉각적인 반응이 왔다.
주변 사람들도 바로 알아볼 정도. 당장 체중이 6㎏이상 빠졌다.
반면 근육량은 오히려 더 늘었다.
순발력, 유연성 등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수치적으로 달라지는 것을 확인하자 자신감도 생겼다.
배트스피드에서부터 수비 범위, 주루플레이 등 공·수·주에 걸친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듯하다.
최주환은 “평소 안 쓰던 근육을 쓰니 신선하더라”고 말했다.
야구에선 보통 5툴(5 tool)을 이야기한다.
야수에게 요구되는 5가지 육체적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파워(장타력), 스피드(주루), 콘텍트(타격 정확도), 수비(순발력, 핸들링), 어깨(송구 능력) 등이다.
이 가운데 에이징 커브(Aging Curve·나이가 들면서 기량이 하락하는 현상)에 가장 취약하다고 알려진 것은 스피드다.
30대 중반의 최주환이 운동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면 다른 이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최주환은 “나 역시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 부활, 본래의 모습으로
물론 정답은 없다.
처음부터 특정 목표를 세우고 시작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직접 행동에 옮겼다는 것이다.
최주환은 “가장 싫어하는 일이 해보지도 않고 결론을 내리는 일이다.
일단 해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었다고 운동량을 줄이고 안 된다고 선을 그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과로 증명하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싶다기보다는, 원래 내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최주환, SSG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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