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1위와 10위 간 실력차는 종이 한 장이다.
야구 지도자들이 많이 하는 얘기다.
과연 그럴까.
지난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는 1위 SSG와 꼴찌 한화가 격돌했다.
4시간 15분 혈투 속 31개의 안타(3홈런)를 주고받는 난타전이 펼쳐졌다.
랜더스가 13점을 뽑아 11득점에 그친 이글스를 제압했다.
결과는 SSG의 승리였지만, 완승이라고 보기 어렵다.
2회까지 7-0으로 리드한 점을 고려하면, 3회부터 주도권을 빼앗긴 경기로 볼 수 있다.
이 경기만 놓고보면, 1위와 10위의 실력차는 종이 한 장 차이가 맞다.
 | SSG 전영준이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전영준은 데뷔 첫 선발 등판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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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는 이른바 불펜데이였다.
한화 선발 남지민(21)은 4월23일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는데, 지난 7일 두산전에서 6이닝 3실점(패)한 게 한 경기 최다이닝이다.
시속 149㎞까지 측정된 빠른 공이 있지만, 시즌 평균자책점은 7.83으로 아직은 성장 중인 투수다.
SSG도 에이스 김광현이 체력 회복 차원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고졸(대구고) 신인 전영준(20)이 대체 선발로 나섰다.
SSG 김원형 감독은 “3이닝 정도만 던져줘도 제 몫을 다한 것으로 생각한다.
최대 70구까지 던질 수 있지만, 개수보다 이닝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전영준은 3회 1사 후 마이크 터크먼에게 중전안타를 내준뒤 김태연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SSG는 한두솔 최민준 장지훈 고효준을 릴레이 등판시켜 6회까지 버텼다.
고효준은 7회초 이진영과 하주석에게 연속 2루타를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전영준이 아웃카운트 7개를 잡아내며 56개를 던졌고, 이어 네 명의 투수가 3.2이닝을 나눠 던지며 87개를 던졌다.
불펜 투수들이 아웃카운트 11개를 잡는 동안 볼넷을 한 개도 내주지 않았지만, 홈런 한 방을 포함해 안타 12개를 맞고 10점을 헌납했다.
1위팀 답지않은 경기 내용이다.
 | 한화 선발투수 남지민(오른쪽)이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SSG와의 경기 3회말 무사 SSG 오준혁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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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남지민은 2이닝 동안 64개를 던져 홈런 1개를 포함해 4안타 8실점(5자책)했다.
야수들의 잇단 실책에 흔들리는 게 눈에 띄었고, 각 큰 커브와 강속구를 가진 장점을 하나도 이용하지 못했다.
이어 등판한 주현상은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는 동안 24개를 던졌고, 안타 4개로 4실점했다.
그러나 3회 무사 1,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윤호솔부터 마무리 장시환까지 다섯 명의 투수가 5.1이닝을 나눠던져 4안타(1홈런)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어설픈 수비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았다면, 선두를 격침할 수 있는 경기였다.
3회이후 내용만 놓고보면 한화가 우세했다.
주축 투수를 제외하면, 1위나 10위나 투수진 수준이 비슷하다는 뜻이다.
물론 SSG는 가끔 이런경기를 하지만, 한화는 매번 이런경기를 한다는 게 차이다.
이 빈도의 차가 종이 한 장일 수도 있다.
 |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SSG와 한화의 경기 6회초 1사 1,2루 한화 2루 주자 터크만(오른쪽)이 3루 도루를 시도하다 SSG 최정에 태그아웃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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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한화는 수비 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경험을 통해 수비 노하우를 쌓으면 된다고 강변해도, 팀이 매번 패하면 성장이 더디다.
리빌딩은 승리가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젊은 선수들의 빠른 성장세는 정규시즌 풀타임보다 포스트시즌 한두경기에 출전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얘기도 이래서 나온다.
실력차는 종이 한 장에 불과하지만, 종이 두께가 어느정도인지는 투수력을 포함한 각 팀 수비력으로 갈린다.
탈출구는 보이지만, 박차고 나갈 동력이 없어보이는 한화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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