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장강훈기자] ‘캡틴’이 팀의 해결사 역할을 한 사례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코치진과 선수단의 가교역할을 하고, 각종 대소사를 챙기다 보면 자기 야구에 소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SSG ‘캡틴’ 한유섬(33)은 그래서 모든 관계자를 놀라게 하고 있다.
한유섬은 팀이 치른 13경기에 모두 출전해 홈런 두 방을 포함해 19안타 타율 0.388로 4번타자 지위를 굳건히 다지고 있다.
더 놀라운 점은 경기당 평균 1.6점꼴인 21타점을 기록 중이라는 사실이다.
부동의 타점 1위인데, 2위 이정후(키움)가 11점이라는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압도적인 페이스인지 유추할 수 있다.
그럴리는 없지만, 현재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유지하면 233타점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만큼 수치가 높다는 뜻이다.
 | SSG 한유섬이 1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삼성과의 경기 1회말 1사 1루 삼성 선발투수 수아레즈를 상대로 안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문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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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사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한유섬의 페이스를 사령탑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홈경기를 앞두고 만난 SSG 김원형 감독은 “본인도 놀랄 것”이라며 “너무 잘해주고 있어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신인 때부터 ‘대형 타자가 될 재목’으로 한유섬을 눈여겨봤다는 김 감독은 “모든 프로 선수가 많은 노력을 하지만, (한)유섬이는 성실함까지 갖추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는 “지난해 지휘봉을 잡고 처음 간 스프링캠프 때 야간훈련을 할 때마다 (한)유섬이가 나왔다.
코치진에게 잘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율성이 강한 야간훈련 때도 정말 열심히 훈련해 놀랐다”고 돌아봤다.
올해 스프링캠프는 공식적으로 야간훈련을 없앴다.
훈련을 많이해야 경기력에 도움이 된다는 지론을 가진 김 감독도 지난해 줄부상을 겪으며 ‘선수단 개입을 자제하겠다’는 다짐을 했고, 그 첫 번째 단계가 스프링캠프 야간훈련 중단이었다.
 | | SSG 캡틴 한유섬과 악수를 나누는 정용진 구단주.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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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훈련은 없지만, 오후 두 세시 경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저녁 식사 후 삼삼오오 숙소에서 나와 훈련을 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파트별 코치에게 ‘봐달라’는 부탁을 하지 않으면, 코치들도 나가지 않았다.
(한)유섬이가 선수단 대표로 요청한 사안이기도 하다”면서 “베테랑이라서 야간훈련을 할 필요가 없을텐데도 거의 매일 늦은 시간까지 땀을 흘리더라. 잘하고 싶은 욕심과 그 욕심을 채우기 위한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진 선수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고 말했다.
이 모든 요소를 이뤄내려면 성실함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루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자신과 타협하게 돼 있다.
김 감독 눈에 비친 한유섬은 자신과 타협하지 않는 선수였다.
이렇게 흘린 땀의 가치를 시즌 초반부터 수확하고 있으니, 듬직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또 한 명의 선수가 리빙 레전드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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