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북에 언급된 백상원 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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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수? 나는 멋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스포츠계에는 강한 위계질서가 존재하고, 속성상 일정부분 그럴 필요도 있다.

하지만 괌에 와서 팀 분위기를 보니, 훨씬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선수단의 일원인 입장에서 실제로 느끼는 온도는 어떤가?

우리 팀의 경우, 아무래도 고참 선배들이 많다 보니까, 내 나이가 29살임에도 불구하고 중간에서 살짝 아래에 속한다.

지금의 분위기는 내가 신인 때였던 6년 전이랑 비교해보면 굉장히 달라졌다.

딱딱하거나 위압적인 훈련 분위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예전에는 훈련을 하다가 실수가 나오면 팀 분위기가 안 좋아지는 면이 많았는데,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자칫 실수가 나오더라도 선배들이 오히려 파이팅을 외쳐주고 다독여주기 때문에,

후배들이 부담감을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에 전념할 수 있다.

고된 훈련을 이겨내기 위한 자신만의 취미랄까, 야구 외적인 측면에서 어떤 흥미를 느끼나?

프로야구 선수란 게 시즌 때는 시합 이외에 따로 시간을 내서 뭔가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

짬이 나면 무조건 쉬는 것이 상책이기 때문이다. 해서 결국 한달 여 동안의 비시즌 때 숨을 돌리는 편인데,

놀이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고작 맛있는 음식을 찾아 먹거나, 가까운 곳을 여행하는 정도다.

이건 내 개인적인 사정이기도 하고, 선수들의 공통된 얘기이기도 하다.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건 포장마차 같은 소박한 곳을 찾아 친구들과 술잔을 돌리는 정도다.

누구에게나 장단점이 있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그것과 스스로가 생각하는 그것이 다를 텐데,

스스로는 자신의 장단점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야구선수로서 스스로 평가하자면, 아직까지는 실력을 완성한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한다.

부족한 점이 아직 많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안다. 다만 장점이라면 부상으로 인한 이탈이 적다는 점이다.

많은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고통을 당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또 한가지, 선구안이 좋다는 얘기를 듣는다.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기 하지만 투수의 다양한 구종을 분간하는 능력이 조금 있는 것 같다.

다만 단점이라 한다면 파워 면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파워를 키우려면 체중을 올려야 할 텐데? 

입단 당시보다 체중을 끌어 올렸다.

문제는 아무래도 체중이 늘면 몸이 무거워 수비에서의 불편함이 없지 않아,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구단에서 내건 '10% 더' 란 슬로건을 자신에게 적용하자면?

지난 시즌 1군에 있었던 기간이 100일 정도였고, 31게임에 나갔었다.

딱히 10%가 아니라 올 시즌에 50경기 이상 출장하고 싶다는 게 희망사항이다.

일단 경기에 나가야 성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바란다면 출장한 경기에서 지난해보다는 나은 플레이를 펼치고 싶다.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가?

뜬금없이 들릴 수도 있겠지만, 멋있는 선수가 되고자 한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후배나 동료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인품까지 갖춘 사람이 되고 싶다는 얘기다.

이승엽 선배가 국민적 사랑을 받는 건 단지 성적과 실력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승엽 선배만큼의 실력은 아니더라도 그만큼의 인품을 갖춘,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백상원 선수의 아버지 백태영씨 인터뷰 -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것 느낀다>

야구를 시키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 상원이가 뛰는 시합에는 거의 빠진 적이 없다.

특히 대학교에 가서는 전지훈련까지 모두 따라다녔다.

그렇게 다니면서 상원이뿐만 아니라 상원이 동료들할테도 잘해줬다.

지금도 집사람한테는 상원이 대학 시절 선후배들에게 전화가 온다.

마음 아팠던 순간은?

초등학교 때 연습을 하다가 입에 볼을 맞아 치아가 네 개가 부러지고 혀도 40바늘이나 꿰매야 했다.

병원에서 한 달 동안 치료받으면서 죽만 먹었다.

그래도 야구 안 하겠다는 소리는 안 했다.

중학교 2학년 때도 시합 중에 같은 곳에 공을 맞아 치아가 또 부러졌다.

아들과 둘만의 시간을 갖기도 하는지?

집에 오면 가끔 소주 한 잔씩 나누는데 그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2014년 시즌 끝나고 얘기를 하는데, 상원이가 2군에 있다가 1군에 올라오면

뭔가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항상 좀 급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올해는 기회가 오면 편한 마음으로 연습을 통해 쌓은 기량만큼만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는 걸 보면서

아, 상원이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오늘 경기가 우천 취소되어 삼팬들 심심하실텐데, 편하게 읽을거리로 좋을 것 같아서 퍼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