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른 둘에 결혼해서,

2번의 계류유산(자연유산)을 겪고.

지금 아이를 임신했을 때, 난황(아기집)만 있는 빈 껍데기일지도 모른다 했어요.

유산방지를 위한 약 처방 받고, 7주 반 되었을 때 심장박동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원래는 셋까지 낳고 싶었어요ㅎㅎ

근데 지금은 외동이입니다.

저는 아이 16개월에 어린이집을 보내고 맞벌이를 해요. 정말 좋은 시가, 외가가 있지만 아이가 정말로 아플 때, 일년에 두어 번 도움을 요청하고 그 외엔 주로 제가 케어를 해요. 

결혼 할 때 양가부모님께 경제적 지원 있으면 좋지만 바란 적이 없고, 아이 키울 때 인적 지원은 아이 아플 때만 받고 있습니다. 아이가 하나이고, 우리끼리 케어할 수 있어서 어른들께는 자주 영상통화 드리고, 1달에 한 번 찾아뵙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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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이라해도

육아포럼에 들어오는 분들은

결혼을 다 하셨지요.

아이가 있거나 낳을 예정이거나요.

힘든 기사, 엊그제 접하고 슬퍼서 많이 울었습니다.

무슨 사정인지 모릅니다. 6개월 딸 아이를 창 밖으로 던졌다기에..

금방 기사를 닫았음에도 마음이 먹먹하였습니다.

그냥 그 아이가 마냥 생각나서 제가 할 수 있는 묵주기도를 드렸지요...

아파트 대출, 개인 생활, 양가 부모 봉양, 직장 불안정.

이 모든 키워드에서 제가 포기한 것은 개인생활입니다. 

적어도 우리 아들이 스스로 목적지까지 이동해서 목표내용을 실행하고, 안전하게 제 시간에 귀가할 수 있다면 필라테스나 자세교정, 미술학원을 다녀보고 싶습니다.

부부 소득 550-600 사이, 결혼 할 때 양가지원 받은 것 없지만 지방광역시에서 신혼부부전세대출로 4년째 살고 있고, 곧 맥시멈 3억 5천 대출받아 청약된 아파트 집주인이 됩니다.(그 외 직장에서 주는 월급외 성과금은 연 700-800정도네요)

올 겨울 블프 때는 남편 겨울옷도 세 벌 장만하고, 저도 숏패딩이란 걸 사봤습니다. 김태리님이 광고하더라구요..현재가보다 7만원 싸게 사서 남편 후리스 점퍼가 오래되서 하나 더 사주었습니다.

위 소득에서 월 평균 300을 저축하고 있어요. 양가부모님 다 살아계시고, 생신, 어버이날, 추석과 설 명절 용돈을 50, 30, 50씩 드립니다. 우리 키울 때 썼던 만큼은 못 드려도, 늘리면 늘렸지 줄이긴 싫더라구요. 

이걸 제외하고도 올해는 4000만원을 간신히 모았습니다.

집대출, 차대출이 있어서...

주식 배당금은 연 100만원,

예적금 이자 174만원 ( 아파트 계약금, 중도금에 들어가서 적네요..) 포함한 금액입니다.

가정의 돈은 목표를 선정해서 부부가 뜻을 모으고, 둘 중에 더 목표도달에 자신있는 쪽이 모으면 됩니다. 우리 집은 그게 그나마 ...제가 ......(  재테크 잘 몰라서 무식하게 모으는 중...안 쓰면 100% 절약....)

막상 아이를 낳아서 키워보니, 

보통의 남편인 제 신랑도, 아빠로서 노력을 하고, 집 - 회사 - 집 - 회사 오고가며 집돌이가 되었어요. 성격상 꼼꼼하거나 아이와의 교감이 하루하루 지날 수록 아이랑 더 돈독해지고 많은 경험을 나누고 있어요.

신생아 때는요..보통의 아빠는 엄마만큼 예민하지 못 해요. 본능적입니다. 열달 배에서 키우고 밀착 수유하고, 하루종일 돌보는 주양육자인 엄마보다 민감도가 떨어져요. 이 차이점을 부부가 인정해야해요. 아내는 남편을 닦달하고 가르치려 하지 말고 자연히 두세요. 남편은 아내를 신뢰하고 아이케어를 잘 모르겠으면 아내하는 걸 찬찬히 관찰하고 따라하셔요.

신생아 힘든 시기가 지나고, 아이가 옹알이, 걷기, 뛰기를 하면서 빠르면 두돌, 평균 세돌 전후로 언어가 폭풍성장을 합니다. 이때 아이의 짜증도, 고집도 생겨요

그런데 세상에 처음 태어나 가고 싶고, 궁금한 게 얼마나 많겠어요. 부모는 각자 집안에서 자기 일을 하면서, 또 함께 아이를 바라보세요. 아이의 시선이 머무는 곳, 손이 닿는 곳, 발이 이끄는 곳에 아이의 관심사가 있습니다. 언어가 불완전한 아이가 부모와 교감하며 의사소통을 하면 보통은 짜증의 횟수가 줄고, 안정적입니다. 보통의 경우입니다.

아이 관심사마다 책, 장난감, 스티커북 등을 구비해주고, 그림도 그리고 색칠놀이도 하며 하루를 보내보세요. 계절이 좋을 땐 산책도 나가고, 지금처럼 한겨울일 때는 포근한 낮에 잠깐씩 아이랑 마트나 가게를 들려보며 얘기를 나눕니다. 이런 것이 조금씩 쌓이면 아이의 언어발달에 씨앗이 되니 다양하게 일상을 경험시켜 주세요.

아내는 남편이 돌아오면, 씻을 시간을 잠시 주고..

가끔은 부드럽게,

가끔은 호들갑떨며

아이와 오늘 한 것이나 사진, 동영상을 간략히 보여주며

함께 꺄르르 웃어보세요.

아이에게는 그만한 영양제가 없습니다.

남편은 아내에게, 오늘 하루 아이랑 보낸 것을 이야기하며,

아내를 안아주거나 뽀뽀해주거나.

설거지를 대신해주거나.

빨래를 대신 정리하고 개켜주세요.

엄마에게는 그만한 위로가 없답니다.

보통의 남자들은 참 귀엽고 단순해요.

자기가 밖에서 돈을 벌어와서 집에 들어왔을 때,

웃어주는 아이, 와이프.

하루의 안락하고 짧은 대화.

식탁에 차려지는 밥.

이런 것에 결혼하길 잘했다 생각하니

남편에게는 그만한 안식처가 없습니다.

보통의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는 이렇게 서로 자랍니다.

각자의 직장인으로서, 부모로서의 힘듦은

평일 어느 늦은 밤. 아이가 세상 모르게 잠들었을 때,

늦은 야식을 시켜먹으며 

아..힘들었다. 몇마디로 서로를 이해하고.

각자 보고싶은 티비나 영화보면서 멍 때리세요.

저는 3년을 목표로 1년에 300은 따로 저축해놓고,

1000만원으로 셋이서 해외여행을 생각하고 있어요.

(아이 7-8살 쯤)

명품가방은 하나도 없지만, 관리할 능력도 없고 몇 만원짜리 가방처럼 들고다닐 호기도 없어서, 인터넷에서 가방 제 눈에 이쁜 거 들고 다녀요.

직장과 관련있지 않으면 우리..sns는 하지말아요.

짧게 봐도, 길게 봐도 굳이 득이 될 게 없습니다.

특히 사진 게시형 sns요.

정보는 가끔 맘카페에서 얻고,

다른 사람의 삶을 비교하지말고,

나는, 우리 가족은 이렇게 살아야지 하고 줏대있게 살아봅시다.

내 인생, 우리 가족 인생이니까요.

나를 포함한 우리 가족이 '지금 행복하고, 앞으로도 행복하겠구나' 싶으면 그게 명품빽이든, 해외여행이든, 무엇이든 하셔요. 

다만 아이를 낳고 기르기로 했다면,

부모는 자신의 행복 무언가를 잠시 맡기고 당분간 포기하고,

아이로부터 오는 행복을 당분간 누리는 거라고 결심하세요.

아이에게 상처주거나..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내리지 말아요.

저는 저출산보다 무서운 게..

산 사람들에게서 일어나는 험난한 일들이 더 슬퍼요.

누군가가 죽고, 죽이고,

죽임당하는 현실이 무섭고,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대한민국이 이 모양이니 아이를 안 낳는다고 여기는 악순환의 큰 배경이 될 것 같아요.

소소한 행복을 레이어로 겹겹이 쌓아서,

단단한 가정이 되길 바라고,

2023. 연말 가내 평안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모쪼록 신년에도 글 읽으시는 분들의 모든 가족, 친척, 지인들의 건강과 행복을 빕니다.

- 새벽에 깬 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