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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시 "괜찮아"34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을 위해서,

또 내 안의 어린 아이를 돌보는 우리를 위해서

한강 작가의 시 한 편을 올려봅니다.


--------------------


괜찮아


한강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 버릴까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말해봤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이젠 괜찮아.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

내 울음이었지만, 다만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서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 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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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0 추천 6 기님

한강 신드롬이네요 좋은 에너지 많이 만들어주길

2024-10-11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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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0 추천 16 시골길(C.Lane)

오... 뭔가 내면에서 사람다운 느낌이 올라오는......

2024-10-11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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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0 추천 1 Golferz

오우 한강작가님 시집 갖고계신분도 계시는군요. 너무 좋아유

2024-10-11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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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0 추천 0 좌파시민

퍼온글입니다 😅

2024-10-11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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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1 추천 2 낙동강워리얼

'왜 그래' 가 아니라 '괜찮아'...

T가 아니라 F 여야 한다는 말.. ㅋ

2024-10-11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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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0 추천 2 Centric

T여도 괜찮고 F여도 괜찮다는거 아닐까요ㅎ

2024-10-11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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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2 추천 17 여기가어디에요
이 작품을 그렇게 옳고 그름으로 결론지어 해석한다는 거야말로 이 작품의 의미를 잘못 받아들이신 거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어찌됐든 괜찮습니다. 괜찮아.
2024-10-11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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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0 추천 2 moleskine
T라니, F라니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2024-10-11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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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1 추천 0 뽀까밥

T 가 시를 읽었을 때..

2024-10-11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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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0 추천 0 vjej6010
나만 그런게 아니었네... 

작가는 몰라도 시인중엔 T는 없을듯

2024-10-11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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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0 추천 1 컴플릿

MBTI 새장에 갇힌 사회같은 모습입니다.

 

왜 그러는지 이유보다는 잘하고 있다, 괜찮다는 위로의 말을 건네는게 필요하다는 말로 보이는데 이걸 또 굳이 T니 F니...

2024-10-11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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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0 추천 11 환승연애
한강 작가는 등단을 시로 했습니다.

2년여간 시를 쓰다가 소설쪽으로 다시 등단한 케이스라서 운문, 산문 모두 넘나듬 ㅋ

2024-10-11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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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0 추천 0 낚시의제왕

좋네요

2024-10-11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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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0 추천 5 추식빵

이 기회에 다시 낭만의 시대로 돌아가길 ㅎ

2024-10-11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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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0 추천 5 쿠폰맨

이건 부모를 위한 시가 아닌

힘겨워하는 보통사람 모두를 위한 시네요

아니 위로인듯ᆢ 

2024-10-11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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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0 추천 0 시골길(C.Lane)

빙고~~!!

2024-10-11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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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0 추천 0 광인효현숙경영

너무 좋네요 

2024-10-11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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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0 추천 0 토끼간

아이의 눈물은 이유는 없지만 괜찮지 않아서 우는걸까요

뭐가 괜찮지 않은진 모르지만 아무튼 안괜찮은거군요

2024-10-11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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