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어떤 분의 걱정하는 글을 보았습니다. 

작년 3월에 30개월차 첫째 아이의 자스 성향을 처음 확인하고 지난 1년간 많은 일들을 겪고 있기에 도움이 될까 해서 글 남깁니다. 

우리 아이는 대근육 소근육이 늦고, 시각추구, 청각추구 등 감각처리의 불균형, 예민한 촉각, 또래 아이와의 사회성 제로, 돌아가는 물건 집착(자동차 바퀴, 물레방아 등) 등 자폐 아동의 특성을 여럿 갖고 있었고요. 소아정신과에서 자스 소견(아직 어려서 확실하게 진단이라고 하기는 좀...)을 받았습니다. 

저는 작년 1월에 둘째가 세상에 나왔기에 첫째 치료 및 육아를 위해 작년 7월부터 육아휴직 중입니다. 

1. 어느 누구에게 상담받아도 큰 의미없고 오히려 상처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 애도 그랬는데 크니까 괜찮아지던데?" "너네 아이 괜찮은거 같은데 너가 과민한거 아니야?" 등 잠깐 본 사람들은 자폐라고 하면 말아톤 주인공같은 사람을 떠올리고 님의 아이는 괜찮은거 같다고 얘기합니다. 자스 성향이 있는지, 자스가 맞는지는 부모와 전문가가 잘 압니다.

2. 100명의 자스가 있다면 100개의 자스 성향이 있습니다. 모두가 다 다릅니다. 옛날 아스퍼거 증후군처럼 고기능 자폐의 경우 잠깐 본 사람들은 눈치 못 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자폐스펙트럼으로 자폐로 인정하는 범위가 굉장히 넓어졌기 때문에 자스가 의심된다면 정말 유심히 지켜봐주셔야 합니다. 인터넷에 검색하시다보면 2015년기준이었나.. 아동 3x명중 1명이 자스라는 통계도 보실 수 있습니다.

3. 코로나로 인한 마스크 생활로 인해 아이들이 사람의 얼굴을 볼 기회가 적어졌고, 문화센터 등에서 또래를 접할 기회가 적어져 유사 자폐(정식 명칭은 아닙니다)도 많아졌습니다. 

4. 자스는 뇌의 어느 부분이 다른 사람들과 달라 사회성 발달에 어려움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사회성은 가족과의 관계를 기초로 자연스럽게 배워져야 하는데 자스는 그것이 안되거나 어려운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새로운 장소에 갔을때 물건만을 두리번 거리며 보는지 새로운 사람에 관심을 보이는지 확인해보세요. 또 집에 지인이나 친척이 방문했을때 반가워하는지도 관찰해보세요. 눈을 잘 마주치는지도 확인해주시고요.

5. 영상 시청은 만36개월 전까지 엄금입니다. 그 전부터 많이 보여줬는데 우리애는 멀쩡한데요?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스 성향의 아이들에게는 독약입니다. 굳이 자스 성향의 아이가 아니더래도 영상의 불빛, 빠른 화면 전환은 아이들에게 엄청난 시각적 자극으로 들어옵니다. 과한 자극에 익숙해지면 역치가 올라가서 자연, 책, 사람을 보는 것에 흥미가 떨어지게 됩니다. 

6. 자스의 특성을 갖고 있다고 해서 자스인 것은 아닙니다. 일반 아이들도 커가면서 해볼 수 있는 그런 행동들입니다. 세상에 나와서 모든 것이 흥미롭고 처음하는 것인데 당연하지요. 다만 계속 반복되는지, 제지했을때 난리가 나는지를 보시면 됩니다.

7. 코로나 이후 자스 의심 아이가 급증하였습니다. 대학병원 유명 선생님들은 예약이 불가하거나 3~4년 뒤 예약이 대부분입니다. 정말 의심된다면 선생님을 정하시고 예약해두신 뒤 소아정신과에서 우선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립니다. 아직 애기가 어리기에 진단은 대부분 부모와의 문답으로 이뤄질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 애기를 보고 판단하는 시간은 5~10분? 정확한 진단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 선생님들마다 기준도 좀 달라 진단이 다른 경우도 많습니다. 발달센터 선생님들도 마찬가지구요. 자스의 형태는 각 개인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8. 이런 저런 것 다 따져보아도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아이의 골든타임입니다. 크니까 괜찮아질 수도 있습니다. 그저 헤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근데 시간이 지났는데 자스가 맞다면? 만 36개월의 골든타임이 지나버렸다면... 끔찍합니다. 의심이 된다면 많이 공부하시고 결단을 내리셔야 합니다. 

9. 아이가 자스(의심)라면, 갑자기 다른 세상이 열리게 됩니다. 어디에서도 친절한 설명이나 가이드가 없습니다. 네이버 카페 등에서 정보를 얻고 스스로 아이를 위한 치료를 하여야 합니다. 소아정신과에서도 진단 및 치료 방향 제시까지만 해줍니다. 발달센터를 정하고 치료 항목을 선택하고 아이의 발달에 맞춰 치료도 변경해주어야 합니다. 먼저 발달센터에 가셔서 상담 받으시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10. 자스 아이가 호명이 안되는 것은 사람에 대한 관심이 적(없)고 사람과 노는 것이 재미있다는 것을 아직 모르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부대끼는 것이, 부모와 몸놀이 하는 것이 최고의 치료입니다. 

11. 자스 치료 중 ABA는 중증 자폐를 위한 치료입니다. 강아지 훈련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는 치료법입니다. 자스 치료의 기본은 사람과 노는 것이 즐겁다는 것을 깨닫게 해서 사람 속에 어울리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12. 아이가 몰두하는, 집착하는 것은 우선 치워버리시기 바랍니다. 부모가 전담하여 그 아이가 혼자만의 세상에 갇힐 시간이 없도록 해주세요.

13. 지치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부부가 아이에 대해서 인정하고 같은 의견이여야 합니다. 둘이 의지하고 나아가도 힘듭니다. 서로를 위로하고 아껴주세요.

첫째는 작년 4~5월부터 감통치료, 언어치료, 놀이치료를 계속 받아왔고 현재는 누가봐도 자스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아이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부모만 알고 있는 시각추구, 감각추구 등이 남아있고 특이한 언어특성이 있습니다. 인지와 신체능력, 대근육 소근육은 오히려 또래보다 나아졌습니다. 또래와의 사회성이 가장 큰 문제인데 느리게, 어쨋든 성장하고 있습니다. 

자스의 특성을 갖고 있었고 그래서 우리 부부는 영혼을 갈아서 아이를 케어했고 아이는 분명 성장해주었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의사는 자폐라 진단했고, 1급 언어치료사는 사회적의사소통장애 같다고 했습니다. 발달센터 치료사분들도 의견이 각각이었습니다. 시간이 좀 더 흐른 뒤 큰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은 받게 되겠지요. ADHD일수도 있고, 자스일수도 있고, 사회적의사소통장애일수도 있습니다. 무엇이 되었던 부모가 사랑과 관심을 갖고 아이를 케어해주면 아이는 잘 자랄 수 있습니다. 

너무 두서없이 생각나는대로 적어서 죄송합니다. 둘째 낮잠 자는 시간에 적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