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남자아이인데 비유하자면 하드웨어는 엄청 빠른데 소프트웨어는 느린 아이 같습니다. 

16개월인데 13.2kg 입니다. 그렇다고 뚱뚱한건 아니고 키가 또래 아이들보다 거의 머리 하나가 더 큽니다. 신발도 아디다스 슈퍼스타 140이 맞습니다... 크게 맞는게 아니라 아주 딱이에요. 내복도 100사이즈가 딱 맞습니다. 90 입히면 작아보여요. 

이렇게 커진 이유는 간단합니다. 엄청 잘 먹어요... 분유에서 이유식 넘어갈때 이유식에서 일반식 넘어갈때 잠깐씩 적응기때 힘든 시기는 있었지만 일단 적응만 되면 특별히 투정부리지 않고 다 잘먹습니다. 음식 남긴적이 거의 없어요.

근력도 엄청 좋아서 쇼파 올라가는것도 엄청 빨랐고 돌 지나서 걷기 시작하더니 14개월 이후부터는 쪼그려 앉기도 하고 앉았다 일어날때도 친구들은 뭐 잡고 일어나는데 이놈은 바닥에서 다리 힘만으로 바로 일어나서 와이프 친구들이 좀 놀랐습니다.

이렇게 신체발육은 빠른데 말이나 섬세함은 많이 떨어져요. 공넣기 리모콘 누르기 이런것도 와이프 조동 애들보다 1~2개월씩 느렸고 물건 쌓기도 전혀 안하다 요즘와서 좀 시도중입니다.  

말은 오로지 엄마 하나밖에 못합니다... 옹알이도 전혀 안하다 요즘들어 엄마만 무한 반복중입니다. 아빠 해보라고 계속 시켜봐도 엄마만 계속 하다가 아빠가 안 되서 자기도 짜증나짜서 성질을 엄청 냅니다. 말은 알아듣는건 어느정도 되는데(평소에는 말 안듣지만 간식 주기 전에 이것저갓 시키면 곧잘 합니다 ) 와이프 조동 애들은 요즘 한참 심부름에 빠져있는거랑 비교하면 이쪽도 좀 느린것 같습니다. (아직 심부름 같은건 전혀 못함)

느린 이유를 추측하건데 모방행동을 잘 안해요. 아예 안하는건 아닌데 자기 하고싶은대로 혼자 다 놀고 기분 내킬때만 모방을 하는것 같습니다. 또래 애들은 다른사람들 관찰을 하는게 보이는데 우리 아들은 관찰하는 모습을 본적이 없습니다.

아직까지는 그냥 좀 느린편이라고 생각중이고 심각하게 고민을 하는 단계는 아닙니다. 다만 몸은 커다란 녀석이 더 어린애처럼 행동하니까 체력적으로 좀 힘드네요. 몸만봐선 두돌 지난몸인데 맨날 애기처람 안아달라고 안기고 원하는 만큼 안 안아주면 소리지르고 난리치고... 저는 그나마 괜찮은데 와이프는 정말 몸이 못 버티는것 같습니다. 안긴 상태로 발바둥치거나 제 몸에 올라탈때는 솔직히 저도 힘듭니다.

어린이집 순번 기다리다 자리가 안나서 11월 한달정도 시간제 보육을 맡겼었는데 이때가 가장 평온한 시기였습니다. 애가 보육 선생님도 참 좋아했고 친구들도 있어서 스트레스도 줄고 친구들 보면서 그나마 모방도 좀 하는것 같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운영 중지가 되니까 다시 원점이네요. 코로나 때문에 어디 가지도 못하고... 너무 추워서 요근래 산책도 힘들고... 

저도 힘든데 와이프는 힘드니 힘들다 말도 못하겠고... 답답해서 몇자 적어봅니다.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