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가면 3개는 잘하는게 좋습니다...
그중에 축구와 암기는 필수항목이구요...
작업은 호불호가 갈립니다...보통 행보관(선임하사)이 좋은 분이면 작업의 댓가를 확실하게 챙겨주지만...
악마같은 분을 만나면 뭐 2년동안 전속 데모도(조수,일꾼)만 하다가 끝나버리겠죠...
뭐 여기서 말하는 서열은 중대 서열입니다...
우리는...
걸레(이등병~일병초반)-걸레왕고(일병초반~중반)-화장실(일병중반~일병후반)-세면장(일병후반~상병초반)-식기(상병초반~중반)-침상(상병중반)-관물(상병후반)-인원(병장1,2개월)-열외(병장3개월이상)...이렇게 되있었습니다...
뭐 이등병때는...저녁먹고 바로 근무서는 1번초가 얼마나 좋았는지...
밥먹는데 줄은 맨뒤에 서고...밥은 3분안에 먹고 잽싸게 가서 신발 다 올리고 병장들 오기 전에 저녁청소하고 다시 신발 내려놓고...
신교대 가서 2분안에 머리감고 면도까지 다해보는 신기원을 이룬후...자대에선 5분안에 저녁청소를 마치는 신기원도 보더군요...
저런 서열이 있으니 참 머리가 아프죠...열외들 마음에 안드는게 있음 저녁청소후 바로 집합...
중대원들 다 보는데서 바로 등화관제하고 인원들 군화발길질 몇번하면...인원은 관물 집합...관물은 침상 집합...이렇게 내려와서 결국 걸레는 이등병을 제외하곤 누적데미지를 맞게 됩니다...
하루는 겨울에 창고뒤에서 머리를 박았는데...머리를 얼마나 오래 박았는지...그 사이에 머리가 바닥에 붙어서 얼었던적도 나네요...
뭐 세면장에서 물 부으니 떨어지긴 하더군요...ㅎㅎㅎ
그리고 정말 싫었던 취침소등...노래는 기본이고 춤은 옵션으로 가야되죠...이것도 못하면 줄줄이 비엔나라 빨리 내무실 후임이 들어오기만 기도를 했답니다...^^결국 4개월 있다가 오더군요...ㅠㅠ
불을 끄면 또다른 세상이 오죠...옆에 있는 고참의 암기가 시작되죠...외울건 얼마나 많은지...빌어먹을...옆 고참이 어리버리합니다...나보다 3개월 먼저 왔는데 지가 헷갈리면 어쩌자는거야....ㅠ.ㅠ
결국 일주일이면 할아버지 군번부터 한달위 고참 군번까지 다 외우고...대대 간부들 직책,계급,성명까지 외우게 되긴 합니다...
몇번의 아픔은 있지만요...(보통 경계근무에 가면 사수들이 물어봅니다...뭐 잊어버리면 별한번 보는거죠...ㅎㅎㅎ)
그리고...근무에 들어갑니다...그럼 MOS라는 넘을 합니다...상상도 못할만큼 외울게 많네요...가끔은...이런 집중력이면 사시를 준비해볼까라는 뻘생각한번 해봅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생활을 하다보면 정말 밖에 나가면 뭐든지 잘할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런데 그렇게 한 1년을 하면 좀 편해집니다...
군생활은 1년만 하면 참 인간되서 나올텐데라는 생각이 들죠...730일 남았던 군생활이 100일 안쪽으로 떨어지면...시간이 멈춥니다...
그 시간을 가게 해주는 유일한 통로가 저는 축구와 소주였답니다...
저녁시간이면 애들 청소하는것도 싫고 그래서 무조건 중대원들 공차고 싶은사람 공차자고 해서 8시까지 축구했네요...
점호시간만 끝나면 짱박혀서 동기들과 그때 막 나온 신상 라우동에 댓병 소주 한병...
뭐 그러다가 군기교육대도 몇번 가고...간부랑 드잡이질도 하고...뭐 국방부에서 인터넷 가르치라고 했는데...
저는 군기교육대 들락날락하다 보니 인터넷 배울 시간 없이 제대하라고 하더군요...
그넘의 위병소는 나오기만 하면 참 좋을줄 알았는데...위병소까지 쫒아와서 "행님아 잘가래이~"라고 외쳐주던 후임들도 헤어진지 몇분도 안됐는데 보고 싶고 그러더군요...
뭐 그래도 동기들 기다렸다가 시내나가서 1인분 1200원짜리 대패삼겹살에 소주 만땅 묵고 집으로 갔던 그때 그 기억이 1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합니다...
지금은 민방위 2년차인데도 아직도 재입대하는 꿈을 가끔 꾸게 되더군요...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다보니 저는 군생활이 나쁘지만은 않았어요...내가 밖에서 2년2개월을 열심히 해서 과연 무엇을 이뤘을까?라는 생각도 해보면 확실히 군대가기전엔 나이트클럽에 출첵하러 다니고 그랬던지라...
무엇보다 여자의 소중함을 군대에서 느끼게 되었네요...ㅎㅎㅎ
가장 기억에 남던 퍼포먼스는 제가 이등병때 몸살이 걸렸는데...저녁때 우리 내무반 분대장이 침상 손수 깔아주며 점호도 빼주고 고참들 몇십명이 돌아가면서 이마 만져주고 걱정해주고 수건 빨아서 올려주라고 할때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구요...^^
(덕분에 하얀밤 3일 했습니다...하얀밤이 뭐냐구요?근무 없는날입니다...ㅎㅎㅎ)
당연히 구타및 가혹행위 당한 일은 다시는 기억하기 싫을 정도로 싫었습니다...하지만 또레 비스무리한 사람들의 제각각 다른 사람들을 대하면서 좋은 만남도 소수 있었고 사람을 대하는 법을 배운것 같아 군생활이 나름대로 보람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군대에서 했던 주특기는 전혀 기억도 안나고 써먹을때도 없긴 합니다...ㅎㅎㅎ
나중에 클레이 사격 한번 했는데 군대 면제당한 친구가 저보다 더 잘쏘더군요...^^ | |
|
등록안내
등록안내
0
0
그레이트훈희님
보통 후방에서 있는 일인데..
저는 01년 군번이었지만 이정도는 아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