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가장 친한 친구가 고등학교 시절 겪은 이야기입니다.

저희는 항상 같은 학원을 다녔는데, 자격증 학원이라 매번 늦은 시간이 되서야 끝났습니다.

그 날도 역시나 밤 늦게 집으로 향했습니다.

저희 집이 더 가까운 관계로 먼저 집에 도착했고, 씻고 자기 위해 누웠을 때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목소리조차 분위기가 이상하길래 무슨 일 있었냐고 묻자 말해주더군요.

친구의 집으로 가는 길에 논두렁길을 한참 지나야 하기때문에 그 날 역시도 논두렁 쪽으로 해서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걷고 있는데, 오른쪽 논 한가운데에 한 할머니가 그 오밤중에 쪼그려앉아계시더랍니다.

속으로

'아 뭐야. 귀신인줄 알았네. 기분나쁘다. 빨리 지나가야지'

생각 하는데, 뒤에서 할머니가

"이봐 ~ 학생 ! 나 좀 도와줘!"

하시더랍니다.

친구는 섬뜩했으니 가기싫었지만 어른이 부르시니 할 수 없이 할머니 곁으로 갔데요.

가보니 고개를 푹 숙이고 쪼그려 앉아 계시던 할머니가 고개를 서서히 드시면서

"학생 , 저 쪽에 가면 고양이가 한 마리 있는데,

나한테 자꾸 뭐라고 말을 해.

근데 내가 다리가 아파서 못가겠어.

내 대신 좀 다녀와줘봐바"

하시더랍니다. 

할머니가 가리킨 곳은 주택가와는 조금 동떨어진 곳이였고, 나무 한 그루가 덜렁 심어져 있는 곳이였습니다.

친구는 너무 어이가 없었지만 할머니가 재차 부탁하시니 어쩔 수 없이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는 정말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친구는 혹시나해서 고양이에게 말을 걸었데요.

"야옹아, 무슨 말 하려고 할머니를 부른거니?"

어이가없죠 . 제 친구도 그 질문하면서 본인이 부끄럽더랍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말을 커녕 후다닥 도망가기 바빠보였고, 친구는 쫓아다니며 말을 걸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사실 이까지 이야기들을 때는 저도 웃겨 죽는줄 알았습니다.

고양이에게 말을 건다니...

그렇게 잠시 뛰어다니다가 다시 할머니가 계신 곳으로 와서는

고양이는 아무 말도 안한다며 말씀드렸고, 할머니는 오히려 화를 버럭 내시며 그럴 일 없다며 다시 다녀오라 하더랍니다.

친구는 안 그래도 어이가없고 자신이 하는 짓이 멍청해보이는데,

할머니께서 오히려 화까지 내시니 짜증이 나더랍니다.

"할머니.

제가 몇번이나 물어봤는데도, 고양이는 말을 안해요.

저 너무 늦은시간이라 부모님이 걱정하세요.

저 먼저 들어갈게요. 할머니도 얼른 들어가세요."

그리고 뒤돌아서 걷는데 느낌이 쎄하더래요.

그래서 무심결에 뒤를 돌아봤더니 할머니께서 경련을 일으키듯 몸을 부르르 떠시더랍니다.

놀란 친구는 할머니께 가려하는데, 갑자기 몸을 벌떡 일으키시더니 바닥을 미친듯이 긁어대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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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 친구는 뒤돌아서 도망가려고했고, 다리가 편찮으시다던 할머니는 정말 빠른 속도로 뛰어오시기 시작했습니다.

죽어라고 달려서 도망치는데 할머니가 돌을 던지시는건지,

제법 굵직한 돌들도 막 날라오더래요.

돌을 피해서 겨우 주택가로 숨었고, 

더 이상 할머니가 쫓아오지 않는것 같더랍니다.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집으로 다시 돌아가려는데,

흙이 범벅이 된 두 손을 늘어뜨리고 친구에게 걸어오는 할머니가 보이더래요.

비틀비틀거리며 친구에게 걸어오는 모습은 너무 기괴하고 무서워서 차마 발도 못떼고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답니다.

근데 그때 반대편에서

"야옹"

하는 고양이 소리가 들렸고, 그 소리에 친구에게 오던 할머니가 걸음을 멈추더니 고양이가 있는 쪽으로 가더래요.

그 모습에 친구는 얼른 집으로 뛰었고, 대문을 열고 들어가는 그 순간

골목 뒤에선 눈을 부릅뜨고 친구를 노려보는 할머니가 보이더래요.

눈이 마주치고 나자마자 바로 집으로 뛰어들어가고 아버지를 모시고 나왔는데,

아주 잠깐 사이였는데도 동네를 다 뒤져도 할머니가 안보이시더래요.

그렇게 마무리가 되고 다음 날 주말이라 오전에 저와 함께 할머니를 봤다던 그곳으로 함께 갔습니다.

그리고 그 할머니가 쭈그려 앉아계시던 곳에는

눈을 채 감지못한 고양이 시체가 있더라구요.

저희는 조심스럽게 고양이 시체를 묻고 , 간단히 기도드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