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폭은 5m, 내려올수록 3.2m까지 좁아져
정부 측 “사실 관계 확인해볼 것”
용산구청 “현행법상으로는 위반 맞지만 건축한계선 설정 이전에 지어져 예외”

압사 사고 지점인 이태원동 119-3 일대 골목 / 사진 출처 = 온라인커뮤니티(네이버 거리뷰).
압사 사고 지점인 이태원동 119-3 일대 골목 / 사진 출처 = 온라인커뮤니티(네이버 거리뷰).

용산 이태원 사고 발생 골목은 내리막길 구조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로 아래쪽 부분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옆에 위치한 해밀톤호텔의 임시 가벽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가 나왔다.

1일 오후 YTN 라디오 이슈앤피플에 출연한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원래 폭이 5m 도로, 골목길인데 높은 지역은 5m고 내려올수록 좁아져 3.2m까지 좁아지는데 이 좁아지는 이유가 해밀톤호텔이 옆으로 가벽 같은 걸 세워버린 것”이라며 “공간을 임의로 차지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부분을 (용산)구청에서도 이미 5월에 ‘해제하라, 원상복구하라’고 얘기를 했는데 지금 시행이 되지 않았고 복원하지 않았다”고 유 교수는 주장했다. 

현행 건축법상 도로의 폭은 4m 이상이 돼야 하지만 사고 골목길의 아래쪽은 3.2m로 건축법 위반 사안이다. 네이버 거리뷰를 보면 골목 아래쪽에 짙은 분홍색 가벽이 세워져 있다. 가벽 안에는 에어컨 실외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가벽 시설은 건축법 개정과 건축한계선 설정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기 때문에 적용을 받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서울시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1973년 7월 규제가 강화돼 새롭게 조성되는 골목의 폭이 4m 이상으로 하게 했다. 그 이전에 지어진 것은 해당 사항이 아니”라고 했다. 즉 현행법상으로는 위반 사항이 맞지만 소급 적용이 안돼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해밀톤호텔의 뒷부분에 있는 테라스 시설은 불법 사안이 확인돼 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구청 측은 “2011년 사전 통지를 해 조치 명령을 내렸고 이행치 않으면 철거한다는 내용의 통지까지 내린 건 맞다”고 밝혔다.

같은날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는 해밀톤호텔 불법 증축 가건물 법 규정에 대해 답변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황창선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은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 관계를 확인한다고 밝혔다.

해밀톤호텔 측은 불법 증축에 대해 “영업을 위해서 과태료를 내고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언론사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