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뉴시스 |
또, 오심이다.
올 시즌 KBO리그 화두 중 하나는 ‘공정성’이다.
몇 년간 계속해서 신뢰성이 떨어지고 있다.
전 세계 리그(1군 기준) 최초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을 도입한 배경이기도 하다.
볼-스트라이크 일관성을 높임으로써 팬들이 어느 정도 납득할 만한 흐름을 만들겠다는 의도였다.
시즌 초반 ABS를 둘러싼 오심 및 조작 은폐 의혹이 불거졌을 때 단호하게 대응,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아쉽게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시즌 내내 판정 관련 이슈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8일 잠실구장이었다.
NC와 두산의 맞대결이 한창이었다.
7회 초 묘한 상황이 발생했다.
무사 1루서 김형준(NC)이 땅볼을 쳤다.
2루수 강승호(두산)는 당초 김휘집(NC)을 태그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자 1루로 공을 던졌다.
그 사이 멈칫했던 김휘집은 2루로 향했고, 김형준은 1루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이때 1루수 양석환(두산)은 김휘집을 겨냥, 재빨리 공을 유격수 박준영(두산)에게 던졌다.
심판은 박준영이 먼저 공을 잡았으나 김휘집을 태그하지 못했다며 세이프로 판정했다.
두산의 요청으로 비디오 판독까지 거쳤으나 원심은 번복되지 않았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판독 결과에 대한 항의가 아니었다.
타자 김형준이 1루에서 생존하는 순간, 2루는 포스 아웃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굳이 태그하지 않아도 박준영이 베이스를 밟고 송구를 받았기에 김휘집은 아웃처리 되는 게 맞다.
비디오 판독 당시 중계화면에도 포스 플레이에서의 아웃/세이프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심판진은 뒤늦게 리플레이 화면을 확인한 뒤 판정을 번복했다.
규정상 비디오 판독실의 최종 판단을 뒤집을 근거는 없다.
해당 판정이 잘못됐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났기에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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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스로 오심은 정정했다.
하지만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선수단, 코칭스태프, 관계자, 그리고 팬들은 허탈함은 감추지 못했다.
물론 심판도 사람이다.
긴 시간 계속해서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순간적으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서 100% 정확하게 체크하기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냉철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게 심판진의 임무다.
심지어 기본적인 규칙을 놓쳤다는 부분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것도 지적이 나온 후에야 인지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를 번복하는 초유의 상태까지 갔다.
이번엔 NC 쪽에서 강하게 항의한 배경이다.
처음이 아니다.
벌써 올해만 크고 작은 오심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11일 인천 KIA-SSG전에선 9회 말 끝내기 상황서 오심이 나왔다.
길레르모 에레디아가 상대 태그를 피해 슬라이딩하며 홈으로 들어왔으나 인정받지 못했다.
홈 플레이트를 터치하지 않았다고 본 것. 당시 SSG는 비디오판독 2번 기회를 모두 소진한 상태였다.
연장까지 간 후 승리를 챙긴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승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만한 오심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다.
프로야구가 역대급 관중 몰이를 하고 있는 만큼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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