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도 눈앞에 다가온 G20 준비로 정신이 없나봅니다. 오바마 가카가 묵는 호텔은 전 객실의 비품들을 다 들어내고 테러위험 조사부터 시작해서 보안시설 설치까지 아주 정신이 없는 것 같더군요.
교통 통제와 이에따른 시민불편은 뭐 기본이지요. 한국 g20때 불거졌던 논쟁들, 이를테면 "이런 전시성 행사가 과연 우리 일반인에게 교통불편말고 주는 이익이 뭐가있냐"하는 불평들을 신문사 댓글에서 찾아보는게 어렵지 않네요.
호주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걸로 인해 호주의 국제적 위상이 얼마나 신장될 것이며, 회담에 참석하는 수천 수만의 손님들로 인한 경제적 효과도 엄청나다" 물론, 그걸 그대로 믿는 사람들이 많이 없어 보이는 점은 다릅니다. 한국처럼 맹목적으로 정부의견에 동조해 비판의견을 개진하는 자들은 종북이니 반정부주의자니 하면서 비난하는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고요. 본인의 정치성향이 보수거나 진보거나 상관없이 일단 정부가 하는 뭔가 뜬구름 잡는 듯한 것들은 대게 의심하는게 이곳 정치 냉소의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호주 사람들도 "politician is just poitician"이란 인식이 팽배하고, 의무투표만 아니라면 한국처럼 엄청 낮은 투표율에 허덕일 것입니다. 보수적인 문화 특성상 보수정권이 서는 경우가 많지만, 객관적으로 봤을때 잘못한다 싶으면 그 다음 선거에서 노동당이 집권하고 그런답니다. "무슨 짓을 하던 뽑아주는, 욕하면서 뽑아주는" 국내와는 달리 호주는 정말 못하면 얄짤 없이 떨어집니다. 그라고 정말 자기 이익에 부합되는 후보를 뽑는데 신기할 정도입니다. 예를들면 호주 농촌의 대부호들은 보수적인 성향에도 불구하고 제 1 보수정당을 지지하지 않고 농촌대지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제3의 소수정당에 투표해 당선시키는 곳이 많거든요. 물론 더 보수인 것이 함정 ㅎㅎ
그렇게 보면 한국은 정치적 냉소가 강하면서도 동시에 정치적 zealot들도 엄청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스스로 완장차고 특정정치인을 호위하며 "난 애국자요. 넌 친노종북이다" 하는 분들, 그 정당이 혹은 그 정치인이 내게 가져다 줄 이익은 생각하지 않고 그저 내편이다 싶으면 응원하고 딴 편이다 싶으면 못잡아 먹는 분들이 많이 있으니 못난 정치인들이 정신 못차리고 계속 고개 쳐들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G20 오바마 뉴스 보다가 갑자기 얘기가 삼천포로 빠졌네요. 한국에도 정부에 대한 합리적 의심과 비판이 있는 그대로 좀 받아들여 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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