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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블로그에서 쓴 글을 복사해서 붙여넣기 해온 거라 글이 평어(반말)로 쓰여져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글에서 등장하는 무밍이는 남친입니다.
*사진은 없고 글씨만 잔뜩 있습니다.
*스포 : 허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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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촌리 업힐을 다 내려와서는
잠시 낙동강 자전거길 구간을 타게 된다.
이 때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탄 것 같다.
힘든게 오래 지속되다 보니까 힘들다는 생각도 안들고 그냥
아무 생각이 없어지면서 낙후되어 잘 안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 처럼 휘끽휘끽 하면서 페달을 굴렸음.
그냥 평지 가면서... 속도를 좀 내고 싶어도 내어지지가 않았다.
헬렐레 한 상태로 가면서 ...150키로 지점 넘기고... 160키로 지점 넘기면서
4번째 cp와 마지막 업힐을 기다렸다.
4번째 cp 인 생림 cp에 거의 가까워져 갈 때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느낌에 잠시 멈추고 내려서 뒷바퀴를 만져봤더니 말랑말랑했다.
무밍이도 만져보더니 아무래도 펑크는 아닌거 같고 바람이 좀 빠진거 같다고
그 자리에서 미니펌프로 채우고 다시 출발 했다.
얼마 더 안가서 4cp 인 생림 세븐일레븐이 나왔다.
네이버 지도에서 로드뷰를 캡쳐 한거라 이 사진은 밝지만 -_-
당시 생림 세븐일레븐에 도축할 때는 어둑어둑 해질락말락 한 때였다.
얼른 들어가서 뭐 먹을까 봤는데 삼각김밥, 도시락 같은 식사류는 남아 있지도 않았고
가공빵류는 좀 있었는데 영 먹고 싶지 않았다.
라면이 몸에도 안좋고 영양가도 없는건 알고 무밍이가 라면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은건 알지만서도
해가 져가서 어두워지고 몸이 차가워져지길래 새끼컵라면을 하나씩 사들고 끓여 먹었다.
내가 너구리를 먹은건 기억이 나는데 무밍이가 뭘 먹었는지는 기억이 안나네....
정확한 시간은 기억이 안나고 사진도 찍어둔게 없지만 이 때가 커트라인 13시간 30분 에서
한시간도 안 남았던 걸로 기억한다. 50분 이었나 그 정도 남았었을 거다.
거리는 30키로가 남아 있었고
나는 평소 평속이 겨우 20키로 될락 말락 했는데 이 때는 이미 170키로를 달렸던 터라 지칠대로 지쳐 있었고...
야외 테이블에서 라면을 먹고 있었는데.....
정말 놀랍게도 이렇게 늦은 우리도 있는데도... 우리 이후에 생림 cp 에 도착하는 랜도너 분들이 있었다...
그 분들하고 잠깐 인사도 나누고 하면서
시간이 많이 임박했지만 완주는 해봐야져 ㅎㅎㅎ 하고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였다.
그래, 시간은 초과 되어도 완주는 해야지.
200km 중에 30km 남았는데, 다 온거나 마찬가지 잖아.
부산은 가야지.
컵라면을 다 먹고
전조등, 후미등 다 켜고 정말 긍정적으로 다시 자전거 위에 올라 탔다.
그런데 정말 1키로도 더 안가서 마지막 남은 업힐인 생림 업힐이 나왔다. (이름도 몰라;;)
업힐 이름도 따로 모르겠고 그냥 생림면 나전리에 있는...
김해나전농공단지에 있던 긴 오르막 이라는것만 알겠다.
이 로드뷰 캡쳐는 너무나 밝지만
그 때는 이미 깜깜했다.
정말로 깜깜했다.
이 업힐 시작될 즈음에 아까 세븐일레븐에서 본 두 분은 이미 우리를 제치고 저만치 멀리 가셨다.
이제 우리는 정말로 꼴찌가 된 것 같았다.
가로등이 간간히 조금씩 있음에도 정말 어두컴컴했고 평소라면 눈뽕 수준으로 제일 밝게 틀어 놓은 전조등과 후미등도
바로 앞만 비춰줄 뿐이었다.
게다가 다리가 너무 털려서 정말이지 더는 오르막을 오를 수가 없었다.
"나 정말로 타고 못올라가." 라고 말하고 끌바를 했다.
아까 봉촌리에서 (창원 업힐) 내가 울었던 해프닝 때문인지 무밍이도 내려서 클릿슈즈를 또각대며 계속 옆에서 같이 걸어가주었다.
사람도 없고 차도 없고 새카맣게 어두컴컴하고 긴 오르막을 너무나 힘겹게 한걸음 한걸음 올라가는데
이건 라이딩이 아니라 등반이었다.
한 걸음 갈 때 마다 종아리가 정말 터질 듯이 아팠지만 그래도 옆에 있는 무밍이와 함께라면 성취점으로 조금씩 더
가까워져가고 있는 기분이었다.
애써 겨우 다 올라간 정상에서 차들과 함께 내리막을 내려가는데 너무너무나 무서웠다.
내리막이라는것 그 자체만도 매우 무서운데
어두웠고 차들이 많았고 (올라갈 땐 거의 없던 차들이 내리막에선 갑자기 어디서들 그렇게 나타났는지;;;)
내가 손과 다리가 후들거리에 많이 지쳐있었어서 엄청 긴장하고 브레이크 꽉 잡아가며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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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다 내려와서 김해시 막 진입하려는 문턱에서 보니 뒷바퀴가 또 말랑거리더라.
"아무래도 실펑크 인거 같아. 25km 밖에 안남았으니까 얼른 해치우고 가자." 라고 하고 바로 앞에 보이는 씨유 편의점 앞에서
환하게 켜놓은 편의점 불빛을 빌려서 튜브를 교체 했다.
씨유 삼계하승점.... 바로 여기였음....
밤에... 이 앞에서 자전거 눕혀놓고... 가게 앞에서 그러는게 죄송했지만ㅠㅠ
새 튜브로 교체 하고 새 튜브에 바람을 넣는데 미니펌프가 그 새 튜브의 주입구를 망가트려 버렸다...;;;;
정말 당황했다.
두번째 대책으로
"아까 그 실펑크 난 튜브에 공기압 채우고 25km 만 어찌어찌 가자. 딱 25km 만이니까. 부산만 가면 어떻게든 될거야."
라고 하고 아까 빼서 치운 실펑크 난 튜브를 다시 주섬주섬 가져와 끼웠는데
미니펌프가 그 실펑크 난 튜브의 주입구도 망가트려 버렸다.
더 남은 튜브는 없었다.
무밍이는 "믿고 쓰던 Bㅇㅇㅇ 제품이 이렇게 나한테 뒷통수를 치다니!!!" 하면서 분노 했고
나는 그 상황에서도 뭔가 어떻게는 안될까 싶어서 씨유 들어가서 파는 공구들을 살펴 보고
직원분께 사정을 설명하고 롱노즈 같은 것 빌릴 수 있겠는지 여쭤봤으나 구비되어 있는게 없다고 하셨다.
당장 그나마 가장 가까운 다이소 매장을 찾아 전화해봤으나 "저희가 슈퍼마켓에 입점된 매장이라 공구는 없어요~"
라는 대답....
결국 이 시점에서 우리는 모든 것을 포기했다.
랜도너스 스탭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의 등록번호와 이름을 알려드리고 dnf 한다고 말씀드렸다.
가장 가까운 자전거샵에 가서 급한대로 번호락을 두꺼운 걸로 하나 샀고
김해 전철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모텔을 찾아 들어갔다.
몸도 마음도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저녁식사 라도 제대로 하려고 무밍이에게 "고기 먹을래? 치킨 먹을래?" 물어봤으나
무밍이는 지금 뭐 먹으면 체할 것 같다며 한사코 거절 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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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에 모바일로 각각 서울, 인천 가는 버스표를 예매 하였고
검색을 해본 결과 모텔에서 가까운 곳에 스페셜라이즈드 샵이 있어서 거기까지 끌바를 해서 튜브 교체를 했다.
이렇게 찍힌 사진인걸로 보아;;;
실수로 카메라가 실행 되어서 찍힌 사진인 듯함.
한번 오고 말 서울 사람들인데도 넘나 친절하게 튜브 갈아주시고 랜도너스 하다 이렇게 돼서 고생하셨다고 말해주신
샵 사장님 감사합니다 ㅠㅠ
튜브 교체를 하고 나와서 김해 터미널로 가는데 오르트립이 해도 너무할 정도로 뒷바퀴에 간섭해서
정말이지 더는 견딜 수가 없어서 중간에 홈플러스에 잠깐 들러서 프ㅇ스ㅇ스 운동화 매장에서 천원 주고
신발끈만 사와서 오르트립을 들쳐 매 묶고 다시 터미널로 감.
그랬더니 뭐 제대로 사먹을 시간도 없어서 터미널에 입점된 던킨도너츠에 갔다.
커피, 샌드위치, 도너츠 적당히 사다가 정신없이 먹고
각자 서울행, 인천행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다.
전철 타고 가는데 전날 급히 하루 쓸 용으로 산 번호락을 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나왔다.
집 도착해서
울면서 시켜 먹은 순살 반반 치킨.
2016년 부산 랜도너스 총 고도.
우리는 마지막 업힐 다 내려온 지점에서 dnf.
175.8 km 달리고
25km 남기고 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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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29일 일요일에 김해에서 서울 올라오는 버스에서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험난한 부산 랜도너스 200 후기.
1. 원래 부산 사상 서부터미널에 새벽에 도착해서 맥모닝을 먹으려 했는데 맥도날드가 문을 안열어 아침밥도 못먹었다.
2. 출발도 전에 일행이 3년 만에 클빠링을 하고 행어가 휘었다. 5단 이상만 사용가능하게 되었다.
3. 행어만 휜줄 알았는데 물통케이지도 박살이 나고 물통이 실종.
4. 시간돼서 출발 했는데 일행이 분명 가민에 gpx 지도를 넣어왔댔는데 가민을 켜니 없음.
5. 출발 후 30분만에 내 앞휠 펑크
6. 펑크때우고 30분만에 내 오르트립 가방이 뒷휠 간섭해서 그거 손보느라 30분 넘게 삽질하고 결국 실패하고 걍 달림. 이후로 오르트립 가방은 끊임없이 날 고통스럽게 했음. 그리고 지금
오르트립 가방은 그 튼튼한 재질에 구멍까지 났음. 뒷바퀴에 하도 닿아서.
7. 밀양 거의 다와서 비옴. 평페달에서 운동화 계속 슬립남.
8. 창원 업힐에서 내가 울어버림. 힘들고 서러워서 대성통곡함.
9. 4cp거의 다 가서 뒷바퀴 공기가 푹 빠진걸 발견. 미니펌프로 채움.
10. 4cp 지나서 깜깜해짐. 그리고 이미 13시간반 타임 오버됨. 그러고도 포기할순 없어서 완주는 꼭해야지 하고 어둠속에서 달리고 마지막 남은 업힐도 끌바 섞어 다 하고 무서운 야간다운힐 다 내려오고나니 또 내 뒷바퀴가 말랑말랑함. 실펑크구나 싶었음.
11. 편의점 앞에서 주섬주섬 새로운 튜브로 갈으려 했는데 일행의 미니펌프가 새 튜브의 주입구를 망가트림.
12. 아까 그 실펑크 난 튜브로 공기 넣고 딱 25키로만 어케 더 가자 하고 그 실펑크 난 튜브를 다시 끼울랬더니 일행의 미니펌프가 그 튜브의 주입구도 망가트림.
밤 9시에 김해에서 부산 을숙도까지 25키로 남기고 리타이어.
농담으로 랜도너스 하고나면 종이상장쪼가리 하나 말곤 남는거 없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난 그 쪼가리도 못받고 지금 김해에서 서울 가고 있다.
그래도 어디 안다친게 다행이고
나는 준비성을 좀 더 키워야겠다.
그리고 본ㅇㅇㅇ 미니펌프를 사용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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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부족한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 5월 13일 부산 랜도너스 리벤지 가려고 합니다.
혹시나 마지 알라레 벨리시마 2014년 보시면 높은 확률로 저일 것 같은데
인사, 관심, 먹을거, 비웃음 등등 전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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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번엔 꼭 성공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