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환경은 큰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에 와 있다. 인프라 레벨에서는 가상화와 클라우드 컴퓨팅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서비스 측면에서는 모바일과 소셜 네트워크가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런 변화들을 데이터센터에서 처리해야 될 데이터의 양을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만들고 있다. 또 앞으로 더 이런 추세가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따라 네트워크도 달라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인프라와 네트워크 구조 기반으로는 향후 데이터 처리량 증가를 제대로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 현실. 이에 더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더 유연하며, 더 높은 처리 용량을 가지는 네트워크 환경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당연히 IT 업계 전반이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솔루션에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데이터센터가 가야 될 길은 더 단순하면서도 더 큰 처리 용량과 높은 효율을 가지는 인프라를 통해 향후의 수요에 대해 대비할 수 있으면서 현재와 미래에 지출될 비용으로 발생하는 가치를 최대한 끌어 올리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IT 업계 전반이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 그러나 각자는 서로 다른 방법론으로 '길'을 제시하고 있다.

■ '네트워크'에 부는 변화의 바람

데이터센터의 변화는 데이터센터를 이루는 모든 부문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다. 서버는 가상화 기술과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자원의 물리적인 경계를 넘나들고 있으며, 스토리지 또한 가상화되고 있다. 각종 압축 기술과 중복 제거 기술 등으로 공간 효율을 높여 가는 것도 기본이다. 그런데 이런 변화는 이제 데이터센터의 각 부분들을 묶기 위한 네트워크에도 요구되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는 모바일 환경의 확산으로 인한 사용자와 단말기 수 자체의 증가와 사용하는 각종 콘텐츠의 고품질화 등이 함께 작용된 결과다. 또한 가상화와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은 서버의 사용 효율과 함께 데이터센터가 처리해야 될 데이터 트래픽의 증가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현재 수준의 네트워크는 이런 데이터 트래픽의 증가에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는 IT 업계의 공통적인 예측이기도 하다. 현재 많은 데이터센터의 네트워크는 3계층 정도로 이루어져 있다. 복잡한 네트워크 구조는 많은 유지 비용과 함께, 트래픽 증가에 따른 확장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제 레거시한 네트워크가 데이터센터 혁신에 발목을 잡는 격이다.

▲ 현재 인프라의 당면 과제는 크게 다섯 가지

현재 데이터센터의 네트워크 인프라가 가지고 있는 당면 과제는 크게 다섯 가지가 손꼽힌다. 먼저 가장 큰 문제는 복잡성. 이는 지금까지 데이터센터의 확장에 있어 필요한 부분을 계속 일관성 없이 추가하다 보니 만들어진 상황이기도 하다. 이런 복잡한 네트워크 구조는 확장성과 관리성은 물론이고, 비용 면에서도 문제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복잡성의 결과로 따라 나오는 것이 비용 문제다. 복잡한 구조는 많은 장비와 많은 관리포인트로도 표현 가능하며, 이들은 운영 비용의 증가로 연결된다. 일반적으로 인프라의 총소유비용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유지, 관리 비용이며, 현재 IT 예산의 70% 이상이 유지, 관리에 들어간다는 것은 비용적인 측면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인프라 확장성 부분도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가 성장함에 따라 데이터센터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확장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인프라는 확장을 위해 고려해야 될 점이 너무 많고, 확장 후에는 현재의 복잡성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프라를 표준 기술 기반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인프라에서 네트워크의 성능과 신뢰성은 가장 기본적으로 갖추어져야 할 부분이다. 미션 크리티컬 어플리케이션에 있어 성능 문제나 시스템 장애는 비용 손실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또한 네트워크 보안 문제도 중요한데, 이는 기업의 각종 중요한 자산들을 보호하고,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

▲ 확장에 따른 비용 부담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결국 현재 네트워크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구조적 복잡성에 기인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네트워크 인프라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문제는 확장과 관리가 힘들고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기도 힘들게 만든다. 여기에다 성능과 신뢰성 측면에서 고려해야 될 점이 늘어난다는 추가적인 문제를 만들어 낸다. 문제는 이런 문제들은 앞으로 데이터센터가 확장될수록 더 크게 대두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예산이 충분하다면 이런 문제점에 대한 고찰을 생각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비용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한정된 예산 때문임은 모두가 주지하는 사실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많은 기업들의 IT 예산은 증가보다 동결 혹은 삭감이 주를 이뤘다. 반면 IT가 해야 할 일에 대한 요구는 더 많아지고 있어, 기업들은 이제 적은 예산으로 이런 수요를 만족시킬 방법을 찾아야 되는 상황이다.

현업에서 네트워크의 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한 노력은 이미 다양한 형태로 시도되고 있다. 먼저, 네트워크 구조를 복잡하게 보이게 만드는 수많은 관리 포인트를 줄이기 위한 통합 관리 방법이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는 표준 기반의 인프라를 구성해 이기종 장비들과의 상호 호환성을 확보하는 것이나, 가상화 기술 등을 사용해 현재의 3계층 인프라를 2계층 이하로 줄이는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한편, 인프라 환경이 바뀜에 따라 네트워크 관련 업계도 바뀌고 있다. 현재 기업들이 요구하는 형태의 네트워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단일 장비 차원이 아니라 전반적인 네트워크 인프라를 그릴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관련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장비가 아닌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로는 인수를 통한 업체간의 구조 조정이 있다. 어바이어(Avaya)의 노텔(Nortel) 엔트파이즈 사업부 인수나 브로케이드(Brocade)의 파운더리(Foundry) 인수, HP의 3COM 인수 등을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인수를 통해 강력한 공급사들이 더 강력해졌다. 그리고 10여년 만에 재정적으로도 탄탄하고, 기술적으로도 우수한 공급사가 다수 등장하는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들 거대 네트워크 업체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이점은 인프라의 복잡성 감소와 함께 표준 기반의 인프라 구성이다. 이런 특장점은 네트워크 업체, 그리고 IT 업계 전반이 바라보는 지향점들이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길을 제시할 수 있는지"가 이제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시기가 되기도 했다.

■ HP가 제시하는 비전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

HP가 지향하는 인프라 형태는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안정성, 조율성을 갖춘 서비스 딜리버리 플랫폼인 ‘인스턴트 온(Instant-ON) 엔터프라이즈’라고 불린다. 이를 통해 현재의 비효율적인 요소를 개선해 더 효율적인 인프라를 만들고, 모든 요소를 ‘서비스화’ 해서 제공하는 것이 이 ‘인스턴트 온 엔터프라이즈’ 의 목표다.

그리고 이 ‘인스턴트 온 엔터프라이즈’의 네트워크 부분이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 이기도 하다.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는 표준 기술을 기반으로 한 ‘통합 인프라 포트폴리오’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인프라 아키텍처 안에 네트워크와 함께 서버와 스토리지, 관리 솔루션과 서비스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HP는 이를 통해 전체 데이터센터 환경이 높은 적응성과 유연성을 가지도록 하고 있다.

HP가 3COM 인수를 추진한 가장 큰 이유는 이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 전략의 강화를 위해서다. HP는 3COM의 인수를 통해 데이터센터 전체의 네트워크를 아우르는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HP 브랜드만으로 데이터센터의 모든 부분을 디자인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더 적극적으로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 비전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는 크게 네 가지 부분으로 구성된다.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는 크게 네 가지 부분으로 구성된다. 먼저 데이터센터 내의 각종 컴퓨팅 자원들을 가상화하여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가상 리소스 풀(Virtual Resource Pools)’, 데이터센터 내부의 에너지 관리를 위한 ‘데이터센터 스마트 그리드(Data Center Smart Grid)’, 네트워크의 복잡성을 줄이기 위한 ‘플렉스패브릭 네트워크(FlexFabric Network)’, 통합 관리를 위한 ‘매트릭스 운영 환경(Matrix Operating Environment)’ 등이 주요한 요소들이다.

‘가상 리소스 풀’ 은 인프라의 가상화를 통해, 컴퓨팅 자원들의 사용에 있어 물리적인 경계를 없애고 전반적인 인프라의 사용률을 최적화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플렉스패브릭 네트워크’를 통해 네트워크 또한 가상화하여 물리적인 배선과 관리 포인트를 줄이고 확장이 용이한 ‘유연한’ 형태의 네트워크 구조를 가져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HP는 인터페이스의 통합과 스위치 및 인터커넥터의 변화를 통해 연결 구성을 최적화했다. 먼저, '컨버지드 네트워크 어댑터'를 통해 다양한 외부 연결 수단을 단일 고속 연결 형태로 대체했으며, 스위치와 인터커넥트에서는 이더넷과 파이버 채널간 유연한 연결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파이버채널 스토리지를 대체해 FCoE와 CEE에 네이티브 연결을 지원하는 ‘타겟 스토리지’ 가 존재한다.

‘데이터센터 스마트 그리드’는 데이터센터 전반의 통합적인 에너지 관리를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자원 뿐 아니라 각종 시설 수준까지도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해 비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관리 부분에서는 ‘매트릭스 운영 환경’을 통해 인프라부터 어플리케이션 수준까지 관리할 수 있는 통합 관리 플랫폼 기술이 준비되어 있다.

▲ 네트워크 구조의 단순화를 위한 IRF

HP의 네트워크 제품에 적용된 IRF(Intelligent Resilient Framework) 기술은 복잡한 네트워크 구조 및 다양한 서비스를 간소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여러 개의 물리적인 디바이스를 하나의 토플로지 정보를 공유하는 하나의 큰 논리적 디바이스로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높은 성능과 함께 관리와 네트워크 구조를 단순화시킨 것이다.

현재의 네트워크 구조는 일반적으로 3개 계층으로 구분되는데, 이는 각각의 장비들이 가지고 있는 용량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선택된 구성이다. 그리고 이런 구성은 확장이 진행될수록 데이터 전송 경로가 계층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지연율 및 복잡성이 커지며 위험도도 높아지고, 관리와 비용 문제도 무시할 수 없게 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네트워크를 단순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적은 수의 ‘대용량 스위치’로 네트워크를 구성하면 된다. 그리고 이를 비용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HP는 IRF를 통해 여러 개의 물리적 장비를 하나의 대용량 논리적 장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기존의 3계층 네트워크를 단순화된 2계층으로 재구성하고자 하고 있다.

IRF를 적용할 경우 가장 장점으로는 네트워크의 복잡성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 있다. IRF는 여러 계층에 걸친 장비와 연결들을 몇 개의 대형 논리적 장비들과 간단한 연결 구성으로 바꿈으로써 간단한 구조의 네트워크를 통한 관리성과 함께 성능, 가용성을 모두 제공한다. 또한 IRF는 지리적으로 분산된 데이터센터 환경을 최소한의 지연시간으로 통합 구성할 수 있게 지원해 주고 있다.

▲ 보안을 위한 티핑포인트 SVF

데이터센터의 IT 인프라에서 중요하면서도 까다로운 부분이 ‘보안’ 이다. 특히 가상화된 데이터센터의 경우 기존에 설정된 일관된 보안 정책을 가지고 가기에도 까다로운 부분이 있다. HP는 이 부분을 3COM에서의 보안 부분을 담당하고 있던 티핑포인트의 솔루션을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의 포트폴리오에 적용시켜 해결했다.

HP의 SVF(Secure Virtualization Framework)는 가상화 환경을 위한 보안 프레임워크다. 이 프레임워크는 하드웨어 기반의 티핑포인트 IPS와 가상 머신 형태의 vController, 가상 방화벽(vFW), 가상 매니지먼트 센터(vMC)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존 하드웨어 기반의 IPS 솔루션을 가상화 데이터센터에도 적용할 수 있게 해 주어 투자 보호와 함께 데이터센터 단위의 단일 보안 정책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

SVF가 가지는 장점은 ‘성능’ 이다. 네트워크 트래픽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강력한 보안 환경을 운영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하드웨어 방식의 어플라이언스를 사용해 VM 형태의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주는 성능적인 부담이 없다. 또한 티핑포인트의 IPS 플랫폼이 제공하는 성능은 이미 충분히 시장에서 검증된 바 있다.

SVF는 현재 VMware vSphere 기반 가상 환경이나 클라우드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 기술 도입을 위해 VMware와 HP는 지난 2월 개발과 마케팅 부분에서 협력을 발표한 바 있다. 협력에 입각해 HP는 하드웨어 IPS 장비를, VMware는 가상 플랫폼과 이를 위한 서비스 VM 을 제공하여 공동으로 프레임워크를 구성하는 형태로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보안을 위한 종합적인 솔루션을 갖췄다.

■ 더욱 더 스마트한 'IT 인프라스트럭처'를 향해

지금까지 IT 기술은 그 표현이 달랐을 뿐, 계속 제한된 조건 속에서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찾아 왔고, 이런 노력의 결과로 IT 기술은 점점 '스마트' 에 가까워져 왔다. 그리고 이런 움직임은 IT가 각종 비즈니스와 생활에 밀접해질수록 더 중요하게 작용되고 있다. 그래서 최근 IT 업계에서의 주된 화두는 '스마트'라는 단어로 귀결되고 있다.

이런 '스마트'는 IT에서 어느 한 부분만의 변화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금의 IT는 다양한 부분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구성되어 있는 만큼, 어느 한 부분의 변화는 다른 부분들의 변화를 만들고, 이끌어내게 된다. 그리고 스마트한 단말기와 서비스, 그리고 스마트한 세상을 위한 변화는 기존 IT 인프라에 관해 근본으로 부터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이런 스마트한 세상을 뒷받침하기 위한 IT 업계의 변화 방향은 대부분 비슷한 모습이다. 하지만 같은 목적지를 위해 제공하는 여정은 각기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다양한 여정 속에서, 이를 선택해야 할 고객들 또한 올바른 선택을 위해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결국 스마트한 세상을 완성하는 것은 스마트한 사용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