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감독 선임, 한국 여자야구에도 봄은 오는가 [SS시선집중]

양상문 신임 여자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한국 여자야구에도 봄(春)은 오는가.
양상문(61) 스포티비 해설위원이 2023년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을 이끌 감독으로 선임됐다.
프로야구 롯데 좌완 에이스이자, LG·롯데 감독을 역임했고, 단장, 남자 국가대표팀 코치, WBC 기술위원, 해설위원 등도 경험한 그가 내년 시즌 행보로 선택한 것은 다름 아닌 불모지나 다름없는 여자야구다.
대중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여자야구인들의 반응을 들어봤다.
여자야구 국가대표 A는 “오랜 프로 경험으로 좋은 노하우를 많이 알려주시지 않을까 한다.
또 명성이 높다보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실 것 같다”고 기대했다.
국가대표 B는 “다들 놀라워했다.
설마가 진짜가 될지 몰랐다”며 “클리닉에서 원 포인트 레슨을 해주실 때 정말 큰 도움이 되어서 감독님이 되셨으면 했다.
또 투수 출신이시다 보니 투수인 내게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서 좋았다.
감독님 인지도가 높아 여자 야구가 지금보다 더 많이 발전할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국가대표 C도 비슷한 말을 했다.
“프로무대에서 감독을 많이 해오셨기 때문에 기본기를 똑같이 알려주시는데도 다른 느낌이 있더라. 디테일이 있다.
클리닉 때 잠시 뵀지만, 투수든 야수든 상관없이 하나하나씩 잘 봐주셨다.
양상문 감독님과 벌써부터 신뢰가 많이 쌓였다”고 말했다.

2018년 당시 미국에서 열린 세계여자야구월드컵에 참석한 한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 사진 제공 | WBAK(한국여자야구연맹)

우려도 교차한다.
D는 “여자야구 선수들을 그간 많이 접해보지 않으셨던 것 같아서 그 점이 조금 염려된다.
남녀의 성향 차이가 있기에, 남자 선수만 다루던 감독님들이 여자 야구에 처음오시면 어려워들 한다”고 말했다.

반면 E는 “여자 선수라고 다르게 대하려 하기 보다는 남자 선수들 대하듯이 해주셨으면 한다.
지난 여자야구 클리닉 때도 다독여주시면서 잘 해주셨기 때문에 걱정은 없다”고 했다.
F는 “내년은 국제대회가 있는 해라 미국·일본 등 외국 선수들과 맞붙어야 하는 상황이다.
오히려 여자야구 선수들을 잘 모르기 때문에 실력만 보고 뽑으실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여자야구연맹(WBAK) 황정희 회장은 “감독 선임과정에서 양상문 감독님에 대한 우려는 없었다.
(2014~2017년)LG 감독을 하셨을 당시에 여자 사회인 팀을 경험해보셨다고 한다.
올해 가을 열린 여자야구 전국대회인 ‘LX배’도 오셔서 선수들이 야구 하는 모습도 보고 가셨다”고 했다.

황 회장은 “너무 기대를 하면 부담을 드리는 것 같고, 감독님께서 여자 야구 방향성까지 생각하고 계신 것 같다.
감독님이 생각하신 그림이 있으실테니 그림을 그리시는 것에 저희가 보조 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감독 한명 바뀌었다고 여자 야구가 궁극적으로 성장할 것이라 말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한다.

황 회장은 “이런 보여주기식이라도, 여자 야구가 ‘존재하고 있다’는 작은 시도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국가대표 B 역시도 “감독님이 바뀌고 나서 아직 한 경기도 안 치렀다.
해봐야 아는 거다.
우리가 더 열심히 운동하겠다”고 다짐했다.
C는 “크게 바뀌진 않겠지만, 감독님의 스타일에 저희가 잘 따라갈 수만 있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것 같다.
기대가 많이 된다”고 했다.

‘양상문호’가 내년 1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시작으로 공식 출항한다.
내년에는 아시안컵을 비롯해 세계여자야구대회도 있다.
한국 여자야구에도 봄이 찾아올지 기다려진다.
et16@sportsseoul.com

야구포럼 입니다.

양상문 감독 선임, 한국 여자야구에도 봄은 오는가 [SS시선집중]

파워링크 등록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