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에서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했다.
주장 해리 케인(토트넘)을 비롯한 선수들은 21일 카타르 알라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조별리그 경기를 시작하기 전 일제히 그라운드에 한쪽 무릎을 꿇은 뒤 일어났다.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의 퍼포먼스다.
2016년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이 경기 전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 무릎을 꿇고 국민의례를 거부한 데서 비롯됐다.
2020년 5월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흑인의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운동의 하나로 널리 확산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2020년 6월부터 경기 전에 해오다가 이번 시즌에는 축소돼 일부 특정 경기에서만 한다.
잉글랜드 선수들이 월드컵 첫 경기에서 이 퍼포먼스를 한 건 개최국 카타르에서 벌어진 이주노동자, 성 소수자 인권 탄압 논란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타르는 동성애를 형사 처벌하는 등 인권 문제로 유럽 등 서방과 대치 국면을 이어왔다.
잉글랜드는 가장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나라다.
'무릎 꿇기'와 함께 예고한 '무지개 완장'은 착용하지 않았다.
케인은 전날 각종 차별에 반대한다는 의미에서 무지개색으로 채워진 하트에 숫자 '1'이 적힌 '원 러브(One Love)' 완장을 차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FIFA가 경기에서 착용하면 옐로카드를 주는 등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해 스포츠 정신을 위배한다고 반발하면서도 착용을 포기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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