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연찮게 동네 산책로에서 고양이를 만나 집사간택 받아 같이 생활한지 열흘째입니다.

종은 러시안블루이고, 발견 당시 상태는 매우 깨끗한 편이었습니다. 아마 집을 나온지 며칠 안 된 듯 합니다.

발견하고 바로 제일 가까운 동물병원으로 가서 상태 확인받았고요. 발톱 손질까지 되어 있는 걸로 봐선

얼마 전까지 주인이 관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하시더라고요. 다만 중성화가 안 되어 있어 아마 그것때문에

밖으로 뛰쳐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나이는 1살 정도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일단 밖에서 지낸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모르니 제 사비로 구충제와 심장사상충약을 피부에 도포했습니다.

발견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동물병원이라 혹시라도 주인이 근처에 거주하고 있으면 동물병원에 문의를 할 것

같아서 제 연락처를 동물병원에 남겨놓고 저희 집에서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반려견은 여러 해 키워봐서 경험이 있는데 고양이는 처음이라 이것저것 땀 삐질삐질 흘려가며 녀석이 맘 편히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는 중인데요. 오늘 동물병원에 들러 혹시 연락온거 없냐고 여쭤봤지만 아직

찾는 이가 없다고 합니다. 혹시 가족으로 입양할 생각이 있으면 일주일만 더 기다려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궁금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임보 중 제가 취해야 할 조치가 또 무엇이 있을까요? 동물병원에

연락처를 남기는 것 외에 달리 또 해야 될 것이 있을까요? 유기묘보호센터와 네이버 고다 카페에 혹시 제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러시안블루 분실한 주인이 올린 글이 있나 살펴봤지만 비슷한 지역이 없습니다.

간혹 있더라도 분실시기가 오래 됐거나 나이와 성별이 다릅니다.

제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고양이를 임보중이라고 공고를 해야 할런지요? 예전에 한 번 비슷하게 유기견을

임보중에 전단지까지 만들어서 동네방네 붙여보고 인터넷에도 올렸더니 품종이 조금 좋은 녀석이라 그런지

온갖 연락이 다 와서 "사랑으로 키울테니 내게 보내달라"는 요청이 많이 와서 학을 뗀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공고 내는 것을 좀 머뭇거리고 있는 상태랍니다.

두 번째는 만약 제가 키우게 된다면 중성화 수술을 하려고 합니다. 아직까지 집안에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하진 않지만 이미 해야할 시기가 지났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수술을 하려고 합니다만, 나중에라도 뒤늦게

주인을 찾게 됐을 때 혹시라도 분쟁의 소지가 될까 싶어 이것도 걱정입니다. 허락없이 수술을 한 게 되니까요.

만약 주인을 찾게 되더라도 저는 수술비를 따로 받고 싶은 생각이 없고 그동안 사료, 장난감, 기타 접종비용으로

들어간 비용 역시 청구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얼마를 같이 있든 가족이라 생각하고 제가 행한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허락없이 수술을 한 게 문제가 되서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면 더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동물병원 원장님은 일주일 정도 더 기다려보고 중성화 수술 여부를 결정하자고 합니다. 일단 그렇게 하려고 하고요.

제가 새로운 가족이 되는 것도 기쁜 일이지만 고양이에게도, 분실한 분께도 원주인을 찾는 것이 훨씬 행복하겠죠.

과연 제가 어떤 후속조치들을 취해야 좋을지 경험 많은 회원님들의 고견 청해듣겠습니다.

다행히 고양이는 저희 식구를 무척 따르고 좋아합니다. 털도 장난 아니게 날리고 아침저녁으로 놀아주는게 고달프지만

워낙 착한 녀석이라 같이 지내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하네요. 그래도 주인을 찾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더 옳은 방법인 것 같아 동식포에 글 올려봅니다. 도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