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힐빌리의 노래(J.D.밴스 지음,김보람 옮김.흐름출판)
힐빌리는 미국의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 지역에 사는 가난하고 소외된 백인 하층민을 지칭합니다.
이 힐빌리 출신인 J.D.밴스가 쓴 이 책이 미국사회를 흔들었습니다.
빌 게이츠가 직접 추천사를 썼고 수많은 언론에서 '애달픈'서평을 쏟아냈습니다.
러스트벨트는 부모의 이혼은 기본 세팅이고 마약,알콜중독,폭력,광기,무책임,무기력이 일상화된 곳입니다.
고교시절,마약중독자인 어머니의 거듭된 재혼으로 일년에 네번 이사하며 네명의 의붓아버지와 만나는 장면은
밴스가 뚫고 나온 신고의 세월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외양만 보면 이책은 흔한 성공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밴스는 외할머니를 의지처 삼아 거친 시절을 견뎌내며 예일대 로스쿨에 진학했고 지금은 실리콘밸리의
굴지의 투자사 대표가 됐습니다.
이 책의 미덕은 영웅주의를 배격하고 자신이 살아온 속살같은 경험을 날것 그대로 드러내
자신이 속했던 계층의 문제와 그 책임을 미국사회에 묻고자하는 집필의도에 있는 것같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정신적,물질적 빈곤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리고 싶었던 것이지요.
미국사회를 백인 집단을 주류로 놓고 흑인,히스패닉,아시아계등 다인종 집단이 비주류를 구성하며 저항하는
구조로 인식했다면 상당히 단순하게 프로그래밍된 것임을 알게 해준 책입니다
백인 집단도 계층으로 나눠지고 당연히 서로 지향점이 다르다는 것이지요.
힐빌리로 대변되는 전통적인 백인 노동자 계층은 원래 민주당 지지자들이었지만 지난 대선에서 돌변해
트럼프정권을 탄생시킨 주역이 됐습니다.
과거의 번성했던 영화를 들먹이며 향수를 자극했던 허풍선이에게 자기들의 운수를 시험해보기로
했던 것입니다.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무너진 미국사회의 단면이지만 웬지 남의 나라 얘기로만 치부하기엔
씁쓸한 구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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