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내려놓는 과정에서 애플의 최대 협력 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애플의 탈(脫) 중국 움직임에 위기감을 느낀 폭스콘의 창업자가 중국 당국에 직접 서한을 보내면서 방역 정책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8일(현지시간)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가 지난달 제로코로나 정책이 계속될 경우 중국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취지의 편지를 중국 공산당 지도부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궈 창업자는 방역 정책을 고수하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중심적인 위치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폭스콘이 중국에서 운영하는 공장 노동자의 방역 문제와 관련한 투명성 제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궈 창업자가 직접 나서서 서한을 보낸 이유는 당시 폭스콘 중국 정저우 공장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대규모 인력 유출이 발생했고 방역 정책 여파로 노동자들이 시위하는 등 혼란과 생산 차질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WSJ는 궈 창업자가 편지를 보낸 이후 중국 전역에서 발생한 제로코로나 정책 반대 시위도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방향 전환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 내에서 방역 완화를 주장해왔던 인사들은 궈 창업자의 편지를 활용해 제로코로나 정책의 방향 전환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콘은 중국 경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중국 전체 수출에서 폭스콘이 차지하는 비율은 3.9%였다.
2019년 정저우 공장 한 곳에서만 320억달러(약 41조 6000억원) 상당의 제품을 수출했다.
폭스콘은 중국 전역에서 100만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아이폰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애플이 제품 생산을 중국이 아닌 인도,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국가로 옮기는 등 탈 중국 계획에 속도를 내면서 폭스콘으로서는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애플은 최대 협력업체인 폭스콘에 대한 의존도 줄이겠다는 계획도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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