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IA 김기훈이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이겨내야만 한다.
프로야구 KIA의 투수진 키워드는 양현종, 이의리로 대표되는 ‘좌완 왕국’이다.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있다.
탈고교급 좌완 평가를 받으며 2019년 1차 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었던 김기훈(23)이다.
하지만 파이어볼러로 명성을 떨친 기대주는 아직 꽃을 만개시키지 못하고 있다.
올시즌 불펜으로 나선 14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4.20(15이닝 7자책점)을 남기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제구다.
15이닝 동안 69타자를 상대하며 16개의 볼넷, 몸 맞는 공 1개를 내줬다.
볼 비율이 46.8%, 이닝 당 출루 허용률(WHIP)도 1.87로 높다.
폭투도 3개나 기록하면서 자주 흔들렸다.
최우선 과제다.
김기훈은 “마운드 올라가서 준비했던 걸 못 던지고 내려온다.
아쉬운 마음이 커 그 점을 보완하고자 신경 쓰고 있다”며 운을 뗐다.
이어 “지금까지의 난조는 그냥 내가 못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뿐”이라는 냉철한 자평도 내렸다.
또 “심리적인 문제와 기술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연습을 통해 준비를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뿐”이라고 전했다.
다만 투구 폼 수정 등 큰 변화는 피한다.
그는 “그런 건 없다.
미세한 부분에서 단점을 수정하고 개선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중”이라 설명했다.
 | KIA 김기훈이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좋았던 기억을 찾는 게 먼저다.
2019년 데뷔를 알린 후 2년 연속 평균자책점 5점대에 그쳤던 그는 빠르게 상무행을 택했다.
그곳에서 유의미한 성장을 일궜다.
지난 시즌 퓨처스에서 16경기 6승2패 평균자책점 2.95(85⅓이닝 28자책점)를 기록해 북부리그 평균자책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볼넷 수가 이닝의 절반이 되지 않는 31개였다.
프로 생활 중 적어보지 못했던 수치다.
해낼 수 있는 선수란 믿음이 있기에 팀도 기대감을 쉽게 접지 않는다.
이에 대해 김기훈은 “상무 시절에 어떤 게 좋았는지 생각은 해본다.
하지만 과거만 생각하면 거기에 묻힐 수 있다.
만약 성장을 위한 새로운 방법이 있다면 그걸 찾고자 한다”는 소신을 전했다.
어색할 수 있는 전문 불펜 요원으로서의 성장통으로도 볼 수 있다.
그는 “경기를 더 자주 나간다는 것 말고 다른 건 없다.
상황에 맞게 준비를 잘해야 하기에 불펜 형들에게 많은 걸 물어보고 배우고 있다”며 “어차피 마운드에서 공을 던진다는 건 변함이 없다.
그저 내가 잘해야 한다는 그 생각 말곤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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