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삼성 강민호(37)가 대기록을 작성했다.
개인 통산 300홈런 고지를 밟았다.
자신이 동경하는 박경완(50, 전 SK 코치)의 뒤를 보고 있다.
동시에 강민호도 누군가의 ‘우상’이 됐다.
강민호는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전에 7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해 5회말 8-3에서 9-3으로 달아나는 솔로 홈런을 폭발시켰다.
이날 삼성은 11-4의 완승을 거뒀다.
올 시즌 홈 키움전 첫 승이다.
이 홈런이 강민호의 통산 300번째 대포다.
KBO리그 역대 15번째 대기록. 포수로 한정하면 박경완에 이어 두 번째다.
수많은 스타들이 군림했던 KBO리그에서도 딱 15명 뿐인 300홈런 타자.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수비 부담이 큰 포수이기에 기록이 더 값지다.
6일 경기 후 만난 강민호는 “오래 하다 보니까 이런 기록까지 나온 것 같다.
사실 홈런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다.
그래도 299홈런에서 300홈런은 빨리 치고 싶었다.
마침 오늘 나왔다.
홀가분하다.
어렸을 때 ‘300홈런을 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진짜 나오게 됐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어렸을 때부터 존경한 박경완 선배님의 홈런 기록에도, 후배 입장에서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기분 좋게 생각하고 있다.
박경완 선배를 동경하면서 뛰었다.
기록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박경완은 KBO리그 역대 최고로 꼽히는 레전드 포수다.
쌍방울-현대-SK를 거치며 통산 2044경기에 출전, 314홈런을 터뜨렸다.
딱 1명 뿐인 300홈런 포수였다.
강민호가 두 번째가 됐다.
올시즌 부진으로 마음고생도 했다.
105경기, 타율 0.243, 10홈런 52타점, OPS 0.708이다.
이에 대해 “솔직히 진작에 이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내가 부진해서 늦어졌다.
조금씩 좋아지는 이 느낌 잘 살리겠다.
컨디션을 조절하고 그럴 위치가 아니다.
나갈 수 있을 때 100%를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내 자리도 있다.
내게 보장된 것은 없다.
좋은 컨디션으로 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 삼성 강민호(왼쪽)가 8월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SSG전에서 8회초 홈런을 터뜨린 후 홈으로 돌아와 김재성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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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강민호가 대기록을 세운 날, 또 다른 포수도 홈런을 쳤다.
김재성이다.
8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4회말 우중월 솔로 홈런을 날렸다.
4-2에서 5-2로 달아나는 홈런. 자신의 시즌 2호-통산 3호 대포다.
라이온즈파크에서 친 첫 번째 홈런이기도 했다.
강민호가 박경완의 등을 보고 뛴다면, 김재성도 강민호를 좇아 뛰고 있다.
경기 후 “경기 전까지 타격 컨디션이 베스트는 아니었다.
뛰면서 컨디션이 올라왔다.
라팍(라이온즈파크)에서 첫 홈런을 기록해서 기쁘다.
팀 연승에 도움이 돼서 더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우상이고, 롤 모델이던 (강)민호 형과 함께 야구할 수 있어 기쁘다.
300홈런 대기록이 나온 현장에 함께 있어 영광이다.
오랫동안 같이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민호 형만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비시즌 FA 박해민의 보상선수로 지명되면서 삼성에 왔다.
강민호-김태군이 있기에 제3의 포수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신의 힘으로 1군 엔트리에 살아남았다.
54경기, 타율 0.348, 2홈런 23타점, OPS 0.857을 생산중이다.
단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우상 강민호와 함께 뛰면서 공수에서 눈을 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고’를 말하면 언제나 손사래부터 쳤던 강민호다.
선배 박경완을 열심히 따라가고 있다.
그 사이 강민호의 뒤를 따르는 후배들도 많아졌다.
김재성 뿐만 아니라 김태군도 “민호 형과 함께 뛰어서 좋다.
많이 배운다”고 강조한다.
그렇게 강민호가 ‘전설’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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