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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의 통영일지 (9개 어촌마을) 6
이름: 힙합팬


등록일: 2019-07-19 00:52
조회수: 1280 / 추천수: 0


20190716_094228.jpg (192.8 KB)



 

20190716_094228.jpg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통영시로 내려가 설문조사하고 돌아왔습니다.

정부에서 낙후된 어촌마을을 일으키기 위해 '어촌뉴딜300'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사업 관련해서 직접 마을 주민들을 만나 설문조사하였습니다.

 

이런저런 말을 다 떠나서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설문조사하면서 슬픈 상황이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사업계획과 사업비 산정은 이미..

정부로부터 용역받은 시행업체와

면장·이장·어촌계장 등 마을 대표,

자문위(교수 등), 담당 공무원분들

등등께서 정하게 되는 것인데

 

주민분들은

권한이 없는거나 다름없는 저희에게

'제발 우리 마을 좀 잘 부탁한다고',

'태풍오고 홍수날 때마다 병원에 갈 수 없어서 아프다고',

'통영시내 가는 여객선이 하루에 두번 밖에 안 떠서 평소에도 병원가는게 힘들다고',

'이 사업비로는 재해 방어시설을 제대로 설치할 수 없다고',

그래도 와줘서 고맙다고.. 잘 부탁한다고 손 잡아주시는데..

너무너무 죄송했습니다.

 

사업비 편성에 아무 영향도 못 주는

저희한테도 이러시는거 보니

마음이 너무 안 괜찮았습니다.

 

더군다나 돌아 본 9개 마을 모두

평균연령층이 70~80대 어르신이었습니다.

막내이신 60대 분과 대면해서 설문조사할 때는

눈이 뜨거워지더라구요..

저희 어머니와 연세가 비슷하신데

얼마나 일을 많이 하셨는지

손에서 고생하신 길이 보이더라구요.

저도 어머니와 단둘이 20년동안 읍에서 살았기에

생활여건들도 공감이 되고. 너무 눈이 뜨거웠었습니다.

마을 이동할 때는 대부분 어선 타고 이동했는데

이동 중에 이어폰마이크 끼고

다짜고짜 어머니한테 전화드렸습니다.

잘하겠다며 다짜고짜 구체적으로 약속을 했습니다.

잘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80대, 90대분들 정말 많이 계셨습니다.

연세 꽤 있으신데도 잘 들으시고, 말씀도 잘하셨습니다.

다만, 자꾸 당장 내일 죽을거 준비하고 있다며

그래도 우리 마을은 잘되어서 젊은이들도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니

제가 뭐라고 쳐다보는 것 조차 죄송해지더라구요..

이번에 정말 부모님 생각 많이 하게 됐었습니다..

 

다른 의미에서 슬픈 부분도 있었습니다.

좋은 취지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인데

정해진 사업비로 마을별 분배하게 됩니다.

결국 사업비를 두고

마을 간 경쟁, 마을 내에서는 주민 간 경쟁.

심할 경우 서로의 이기심으로 번지게 되는데요..

그 상황에서도 어업활동 때문에 바쁘시거나 연세가 많으셔서

사업 정보에 취약한 어르신분들은 목소리 큰 사람이 말하는게

무조건 마을에 좋은거라고 믿고 그대로 따라가버리시는데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마을마다 정말 급한 것과 원하는 게 다르고

마을 내에선 주민마다 원하는 게 다른데

그 와중에 갑작스레 뚱딴지같은 방향으로 가게되면

마을 간 불신, 주민 간 불신이 팽배해집니다.

이것이 되려, 지원책을 내놓은 정부에 대한 손가락질로 이어져버리니

모든 것이 회의적으로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설문조사하면서 이미 예전 에피소드들을 많이 들었는데..

"전에 해준다해놓고 또 이러나? 이 자슥들 순 사기꾼 아니가?"

결국은 주민분들 입장에서는 모든게 정부 잘못이었다고 보시더라구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가 대북 쌀 지원하는 것 조차

"우린 안 도와주고 다른 나라 도와주나?"라고 말씀하시는데

그 순간엔.. 어르신들의 심정에 공감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왜 사업 취지와 다르게

주민분들에게는 제대로 된 지원이 가지 못하는걸까요..

 

정부가 추진한 취지에 맞게

관련된 분들이 잘해주셔가지고

사업이 잘 진행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해봅니다.

본 게시글은 작성자에 의해 2019-07-19 01:01:00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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