뽐뿌
코로나19 세수 부족에 다국적기업 '눈독'…쉽지 않은 세금 부과의 길
기사작성: 2020-07-16 11:30:15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느라 주요국 정부의 세수가 부족해지자 그동안 세금 회피 논란을 빚어온 다국적기업에 시선이 쏠린다.
잇단 봉쇄 조치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다국적기업이 세수 확보를 위한 마지막 보루처럼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국적기업이 밀집된 미국을 비롯해 해당 기업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각국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 세금 피해 다니는 다국적기업 '논란'= 최근 유럽연합(EU) 일반법원의 다국적기업 애플에 대한 법인세 판결은 각국 정부에 숙제를 안겨줬다는 평가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EU 일반법원은 애플에 130억유로(약 15조6000억원) 규모의 체납세금 납부를 명령한 EU의 결정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EU 집행위원회는 2016년 애플이 아일랜드에서 받은 조세혜택이 EU의 정부 보조금 규정에 어긋난다면서 아일랜드 세정당국에 체납세금과 이자를 포함해 143억유로를 징수할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낮은 법인세율을 기업 유치의 수단으로 삼는 아일랜드는 EU의 명령에 반발해 EU 집행위를 상대로 항소를 제기했다.
EU 일반법원은 EU 집행위가 아일랜드 정부에 내린 징수 결정에 대해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취소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애플의 손을 들어준 이번 판결은 다국적기업에 대한 세금 부과를 둘러싼 각국의 고민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법인세율이 높을 경우 세율이 낮은 나라로 사업장을 손쉽게 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의 과세가 더욱 부담스러워졌다는 얘기다.
한 외신은 "기념비적인 판결"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기업이 경제활동을 하는 곳과 수익을 거두는 지역이 다른 사례는 최근 들어 두드러진다.
OECD는 2016년 다국적기업의 세금 납부 흐름을 살핀 최근 보고서에서 "수익과 실제 경제활동이 발생하는 지역이 달랐다"며 "투자중심지역에 보고되는 다국적기업의 직원ㆍ유형자산 대비 수익 규모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투자중심지의 특성을 다국적기업들이 활용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편법을 통해 기업들이 수익을 다른 국가로 옮기는 일이 늘어날 가능성도 커졌다.
지난해 EU 일반법원은 매장을 운영하는 스타벅스에 대해 네덜란드 정부가 경제적 혜택을 제공한 게 불법적이라고 판단, 추가 세금을 징수하라고 한 EU 집행위의 결정을 취소한 적이 있다.
당시 네덜란드에서 스타벅스는 영국 자회사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옮겼고 네덜란드 당국이 이를 합법으로 인정했다.



◆ 돈 필요한 정부들, 다국적기업에 '눈독' = 각국이 다국적기업을 과세 표적으로 두는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하는 것과 관계가 있다.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재정 적자 확대, 세수 감소 등으로 어려워진 일부 정부가 재원 확보를 위해 다국적기업을 타깃으로 삼은 것이다.
법인세율을 높일 여력이 있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OECD에 따르면 회원국 전체 세수 가운데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15%(2017년 기준) 수준이며 이들 국가의 법정 법인세율은 2000년 32.2%에서 2020년 23.2%로 떨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들이 추산한 전 세계 기업의 세금 회피 규모는 연간 65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제는 디지털화 등으로 고정 사업장 규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사무실과 같은 오프라인상의 거점을 별도로 두지 않은 국가에서도 기업들이 큰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됐다.
디지털세 부과 논란이 대표적이다.
특히 다국적기업 본사가 많은 미국이나 낮은 세율로 다국적기업을 적극 유치해온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등이 반발하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유럽 개발ㆍ부채 네트워크의 토브 마리아 라이딩은 "적절한 법인세 시스템이 있다면 다국적 기업이 1% 미만의 세금을 납부하는 문제를 두고 법적으로 오랫동안 다툴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다국적기업에 대한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뉴스 스크랩을 하면 정치자유게시판에 게시글이 등록됩니다. 스크랩하기 >
[ 주소복사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news_pol_eco&no=112420 ]

추천 0

다른 의견 0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댓글은 삼가주세요. (이미지 넣을 땐 미리 보기를 해주세요.)
직접적인 욕설 및 인격모독성 발언을 할 경우 제재가 될 수 있습니다.
- 미리보기
이모티콘  익명요구    다른의견   
▽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