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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VIP 전담팀' 있을까
최근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VIP'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백화점은 현실과 다른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드라마 'VIP' 속 전담팀의 모습. /SBS 방송화면 캡처
최근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VIP'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백화점은 현실과 다른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드라마 'VIP' 속 전담팀의 모습. /SBS 방송화면 캡처

백화점 3사 "VIP 고객 영향력 큰 건 사실"

[더팩트|한예주 기자] 경제 범죄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 중인 재벌 총수의 부인이 굴지의 백화점에 국내에 들어오지도 않은 신상 구두를 가져오라고 요구한다. 이 소식을 들은 해당 백화점 'VIP 전담팀'은 말 그대로 비상이 걸린다. 황당한 요구를 한 재벌 사모님이 백화점 최상위 VIP 멤버였던 것. 팀 구성원 모두가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했음에도 의뢰인이 찾는 구두를 공수하지 못한다. 그러자 전담팀 차장은 최대한 비슷한 디자인의 명품 구두를 공수, 접견실에 들어가는 변호사들에게 신겨 재벌 사모에게 보여주는 특단의 조치에 나선다.

백화점 내 구매력 상위 1~5%인 'VIP 고객'을 전담하는 특정 부서, 이른바 'VIP 전담팀'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그린 SBS 드라마 'VIP' 속 한 장면이다. 백화점에서 '큰 손'으로 통하는 상류층의 특별한 소비 방식과 철저하게 그들에게 맞춰진 백화점의 마케팅 서비스는 드라마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이면서 '실제 백화점 업계에도 이 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가'라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도 과연 'VIP 전담팀'이 존재할까. 이 같은 질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내수 침체기에 백화점들이 VIP들을 유인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과장된 얘기"라고 입을 모은다.

◆ "드라마니까" 허구 많아…1:1 맞춤쇼핑은 가능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국내 대형 백화점 3사는 "드라마 속에 나오는 VIP 전담팀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VIP를 담당하는 인원은 있지만 주로 마케팅이나 타 부서 소속으로 VIP 관련 업무를 겸하고 있을 뿐, 감옥에 수감돼있는 재벌 사모님의 구두를 구하기 위해 온 직원이 주말을 반납하거나 고객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는 식의 일은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게 3사의 설명이다.

물론 '그들이 사는 세상'을 위한 서비스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드라마에서 묘사된 VIP 고객 전용 '1대 1 맞춤 쇼핑 서비스'는 실제로 존재한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에서 최상위 고객들에 한해 '퍼스널 쇼퍼(Personal Shopper)' 서비스를 제공한다. 퍼스널 쇼퍼는 VIP 고객이 사전 예약을 통해 구매하고자 하는 품목을 예약하면 고객이 선호하는 브랜드, 취향, 디자인 등을 고려해 구매 예상 품목을 세팅해 고객의 구매를 도와준다.

또한, 쇼핑 가이드를 제조해 제공하기도 한다. 백화점의 전담 직원이 직접 고객을 수행하면서 해당 고객이 선호하는 브랜드의 신상품과 패션 트렌드에 대한 정보 등을 제공한다.

백화점별로 VIP 혜택은 상이한 상황이다. 자세한 사항은 영업기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VIP룸 모습. /유튜브 '다짜고짜TV' 영상 캡처
백화점별로 VIP 혜택은 상이한 상황이다. 자세한 사항은 영업기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VIP룸 모습. /유튜브 '다짜고짜TV' 영상 캡처

이외에도 백화점마다 공통적인 VIP 혜택은 주차를 대행해주는 발레파킹 서비스와 무료 음료 등을 즐길 수 있는 라운지 이용 등이 있다. 등급에 따라 상시 할인 적용 서비스와 생일 등의 기념일에 선물을 받는 등의 서비스 등도 제공된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VIP 고객 수, 혜택 등 관련된 사항은 모두 영업기밀이다. 경쟁사에서 우리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알면 안 되기 때문에 구체적인 서비스 내용을 밝힐 수는 없다"라면서 "쇼핑의 편의를 돕는 차원의 지원 서비스에 차별성을 더하는 방식으로 업체별 아이디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결코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식의 과도한 마케팅은 현실에서 이뤄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요트투어에 출장 서비스까지'…VIP 위한 특화 마케팅

특수성을 가진 조직은 없지만 '큰 손'을 잡기 위한 백화점들의 마케팅 경쟁은 진행형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VIP 고객의 발길을 잡아보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4월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 내 '루이비통 맨즈' 매장 개점을 기념해 실시한 1박 2일 요트 투어가 대표적이다. 롯데백화점은 젊은 남성 VIP 고객을 타깃으로 이들에게 먼저 루이비통 맨즈 상품을 보여주고, 별도로 구매도 할 수 있게 했다. 3월에는 20~30대 회원 150여 명을 서울의 한 호텔로 초대해 버버리, 오프화이트, 보테가베네타 등 명품 브랜드 신상품을 선보이는 패션쇼도 열었다.

현대백화점은 VIP 회원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문화강좌인 '더 스튜디오 클래스'를 열고 있다. 연 4000만 원 이상 구매한 '쟈스민 클럽' 회원만 들을 수 있으며, 요리 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강사로 나온다. 정치 사회 문화 등 각 분야 명사가 직접 추천한 책을 집으로 보내주기도 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상위 0.1%에 해당하는 VIP 최고 등급인 'PSR 블랙' 회원에게 출장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시계, 보석을 보고 싶어 하면 상품을 집이나 사무실로 가져다준다. 결제도 현장에서 바로 할 수 있다. 고가의 시계, 보석은 보안 문제로 백화점 반출을 금지하고 있으나 최고 등급 회원에게는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지난달 10일 문을 연 대전 유성구 도룡동 '메종 갤러리아'. 백화점 업계에서 처음으로 외부에 설치한 VIP 전용 공간이다. /갤러리아 제공
지난달 10일 문을 연 대전 유성구 도룡동 '메종 갤러리아'. 백화점 업계에서 처음으로 외부에 설치한 VIP 전용 공간이다. /갤러리아 제공

백화점 외부에 VIP만을 위한 전용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갤러리아는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대전시에 VIP 공간인 '메종 갤러리아'를 오픈해 1대 1 맞춤 패션쇼, 취미 클래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우수고객만을 위한 휴식 공간을 만들어 지역 내 독보적인 VIP 커뮤니티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갤러리아는 소비자 반응을 보며 서울 등 다른 지역에도 VIP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 VIP 문턱 낮추는 百…2030 VIP 잡아라

최근 소비 주체로 떠오른 밀레니얼 고객을 잡기 위해 VIP 기준을 낮추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현재 구매력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2030 럭셔리 고객'을 선점해 미래 잠정 수요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가장 먼저 VIP 등급을 낮추며 2030 VIP 모시기에 뛰어들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7년 VIP 등급을 기존 5단계에서 '레드' 등급을 추가한 6단계로 확대했다. 연간 400만 원 이상을 사용하면 레드 등급을 받을 수 있으며, 라운지 이용과 대리 주차(발레파킹)는 제한되지만, 무료 주차와 무료 커피 서비스는 이용이 가능하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해당 회원제가 본격화한 지난해 기준으로 레드 회원 전체의 66%가 20~30대다.

롯데백화점 역시 올해 초 VIP+·VIP 등급을 만들었다. 각각 연간 800만 원 이상, 400만 원 이상 구매하면 해당 등급에 맞는 VIP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1500만 원 이상 쇼핑한 20~30대 회원이 전년 대비 35% 늘어난 데 따른 조치다.

백화점들이 VIP 마케팅에 힘주는 것은 소비 양극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VIP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갤러리아백화점 자료를 보면, 연 매출 대비 VIP 매출 비중은 2017년 38%에서 2018년 39%, 2019년 1분기 40%로 늘고 있고, 매출 상위 10% 고객은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는 명품을 소비하는 문화인 '플렉스(Flex)'가 유행"이라며 "당장은 소비력이 약하지만, 미래의 잠재고객을 모시기 위해 VIP 기준을 낮추는 등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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