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분석] '전대' 앞둔 박지원, '안철수-유승민 단일화' 비화 꺼낸 '노림수'는?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운데)가 지난 8일 방송된 채널A '외부자들'에서 대선 당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왼쪽)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비화를 공개해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더팩트 DB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운데)가 지난 8일 방송된 채널A '외부자들'에서 대선 당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왼쪽)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비화를 공개해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윤소희 기자]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유승민 의원의 단일화가 논의됐었다가 무산됐다."

'정치 9단'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8일 방송된 <채널A>의 <외부자들>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 대선 당시 비화를 공개했다. 당사자인 유 의원이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하면서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진위 여부 이전에 정치권에선 국민의당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박 전 대표가 '왜, 이 같은 이야기를 꺼냈을까'란 의문이 뒤따르고 있다.

이 사건의 얼개는 이렇다. 우선 박 전 대표는 방송에서 대선 당시 김무성 의원이 자신에게 전해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안 전 대표와 유 의원의 단일화가 논의 중 무산된 이유가 유 의원의 입장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단일화 논의 당시 유 의원이 자신에게 '햇볕정책과 대북정책을 버리고 사과하라'고 요구하자 그는 '그러면 탈당하겠다'고 했고, 이에 유 의원이 단일화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또 "유 의원은 단일화를 거부하며, '대통령 후보로서 TV토론을 잘하니 좋은 이미지를 심고 5년 뒤에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김무성 의원에게 말하자, 김 의원은 'TV 토론을 잘해서 대통령이 된다고 하면 진중권과 유시민은 벌써 했겠다'고 비판했다"고 박 전 대표는 말했다.

해당 내용이 방송된 직후 9일 유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박 전 대표가 밝힌 비화를 전면 부인했다. 유 의원은 "이런 유치한 발언을 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표는 방송에서 공공연하게 허위사실을 유포해 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박 전 대표와 김 의원에게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김 의원도 같은 날 "박 전 대표가 내게 들었다는 발언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선 과정에서 박 전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와 셋이 만나 단일화 논의를 한 적은 있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의 발언을 놓고 진위 여부를 떠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을 자부하는 그는 4선 중진 의원으로 정치계에 오래 몸담아왔고, '정치 고단수'란 평가를 받는다. '정치 신인' 안철수 전 대표가 국민의당을 창당하는 데도 그의 '막후' 역할이 한몫했다. 박 전 대표를 비롯해 당내 최대 기반인 호남 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을 선택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왼쪽)의 비화 공개가 안철수 전 대표를 노린 '정치적 노림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왼쪽)의 비화 공개가 안철수 전 대표를 노린 '정치적 노림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그런 박 전 대표가 뜬금없이 대선 비화를 꺼낸 이유가 무엇일까. 그의 발언은 '8·27 국민의당 전당대회'와 맞물려 있다는 게 정치권 일각의 시선이다. 12일 현재까지 국민의당 전대 구도는 '1강 2중'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안 전 대표가 앞서가는 가운데 천정배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그렇다고 안 전 대표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그의 당대표 출마로 당은 '찬반' 갈등을 빚으며 내홍에 휩싸였다.

박 전 대표는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만류한 쪽이며, 항간엔 천 전 대표를 후방지원한다는 얘기도 있다. 이와 관련해 정치평론가인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은 12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박 전 대표는 정말 능한 사람"이라며 "이렇게 이슈를 끌며 자연스럽게 바른정당보다는 집권당과 결합하는 흐름을 만드는 거다. 바른정당은 우리 당과 함께할 게 아니라고 선을 그어버리는 행위다"라고 해석했다. 즉, 안 전 대표가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른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박 전 대표가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게 황 위원의 분석이었다.

실제 안 전 대표는 지난 3일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서 '극중주의'를 내세웠다. 그는 "좌우 이념에 경도되지 않고 실제로 국민에게 도움되는 일들에 치열하게 매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도보수' 노선인 바른정당과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안 전 대표는 다당제를 최우선으로 주장하고, 문재인 정부와 집권당에 맞서는 야당이 되려면 연대를 통해 힘을 키워야 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당 연대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지역적·이념적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당 내부에서도 견해차로 인한 반발이 큰 안건이다. 무엇보다 국민의당 최대 기반인 호남 민심을 거스를 수도 있다. 당내에는 호남에서의 지지율 부진을 이유로 바른정당이 아닌 더불어민주당과 연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바로 박 전 대표가 이 점을 주목해 대선 비화를 꺼낸 것이란 게 황 위원의 분석이다.

박 전 대표가 단일화 비화를 밝힌 데 대해 황 위원은 "바른정당과 연대 이야기를 하는 안 전 대표 입장에서는 '재 뿌리는 이야기'"라고 총평했다.

heee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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