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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인 고검장 사의 표명…"檢, 더 큰 위기 닥치기 전 원인 짚어야"

오세인(54·사법연수원 18기) 광주고검장이 17일 오후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사의를 표했다. 사진은 오세인(세 번째) 초대 반부패부장 등 검찰 수뇌부가 2013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반부패부 현판 제막식을 하는 모습. /서울신문 제공
오세인(54·사법연수원 18기) 광주고검장이 17일 오후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사의를 표했다. 사진은 오세인(세 번째) 초대 반부패부장 등 검찰 수뇌부가 2013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반부패부 현판 제막식을 하는 모습. /서울신문 제공

[더팩트 | 서민지 기자] 유력한 검찰총장 후보였던 오세인(54·사법연수원 18기) 광주고검장이 17일 사의를 표했다.

사법연수원 동기인 문무일(56) 부산고검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지 13일 만이다. 오 고검장은 문 총장 후보자와 함께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최종 4인 후보 중 한 명이다. 문 총장 후보자 지명 후 박성재(54·17기), 김희관(54·17기) 법무연수원장이 지난 7일 사직서를 제출하고 검찰을 떠났고, 검찰 내 문 후보자의 동기(18기) 중 용퇴 의사를 밝힌 검사장급 이상 간부는 오 고검장이 처음이다.

오 고검장은 이날 오후 3시 55분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이제 검찰을 떠납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개혁 대상으로 전락한 검찰을 떠나는 소회를 밝혔다.

오 고검장은 검찰의 처지를 '사기업'에 빗대며 "많은 분이 검찰의 위기를 말한다. 지금 검찰이 맞은 위기는 보다 근본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광주고검장 부임 이래 산하청 지도 방문할 때마다 늘 해오던 말이 '경쟁 위기론'이었다. 많은 과오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존립을 보장받았던 것은 경쟁없는 업무환경 덕분이었다. 만약 검찰이 시장에서 동등한 기능을 수행하는 다수의 경쟁자를 가진 사기업이었다면 벌써 존립의 기반을 잃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고검장은 고위공직자비위수사처를 염두에 둔 듯 "경쟁자가 등장하기 전에 보다 높은 품질의 사법서비스를 제공해 그 수요자인 국민의 신뢰를 확보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상태에서 급기야 경쟁조직의 설립이 거론되는 상황을 맞았다"면서 "세계적인 기업들은 신뢰 상실을 가장 큰 위기로 여긴다. 더 큰 위기가 닥치기 전에 검찰이라는 공적 서비스의 품질에 대한 시장 불신의 원인을 반드시 짚어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 시기에 문제됐던 사건들을 공론의 장으로 가져와서 무엇이, 어떻게, 왜 잘못됐는지를 국민의 시각으로 재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미완의 수사에 대해서는 정의에 부합하는 보충수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것이 신뢰회복의 출발점이자 기준점이 되어야 한다"고 재수사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검찰이 이런 위기에 봉착하게 된 이유를 인사 제도로 꼽으며 "검찰 인사의 탈정치화와 객관성이 중요하다. 당당하고 떳떳하게 사건을 처리한 것이라면 어떤 경우에도 인사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우리 검찰의 선차적 과제"라고 지적했다.

오 고검장은 검찰 후배들에게 제봉 고경명 선생이 지은 '마상격문(馬上激文)'의 구절을 인용해 "우리 역시 옳은 도리와 정의가 요구하는 바른길을 걷는다면 반드시 난관을 이겨내고 다시 굳건히 설 수 있을 것"이라며 격려의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오 고검장은 강원도 양양 출생으로 1986년 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94년 부산지검 울산지청 검사로 부임했다. 이후 중앙지검 공안1부장, 대검 공안부장, 서울남부지검장, 대검 중수부가 폐지된 뒤 신설된 반부패부의 초대 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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