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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이슈] 검찰·경찰 수사권 놓고 '소리없는 전쟁'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는 입장을 밝힌 문무일 검찰총장이 4일 오전 해외 순방 일정을 취소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는 입장을 밝힌 문무일 검찰총장이 4일 오전 해외 순방 일정을 취소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전직 수장 맞불 수사…문무일 총장 16일 공식입장 낼 듯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놓고 경찰과 검찰의 신경전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4일 해외 출장 중 긴급 귀국해 인천공항에서 수사권 조정안에 공개적으로 항명의 뜻을 밝혔던 문무일 검찰총장은 사흘 뒤인 7일 출근길에 "깊이 있는 국회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어 다행"이라며 검.경 수사권 조정안 관련 다소 누그러진 입장을 밝혔다. 이런 문 총장의 태도 변화는 지난 6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자신의 SNS를 통해 "문무일 검찰총장의 우려 역시 경청되야 한다"며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비판 대신 설득에 나선 것이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3일 전국 검사장들에게 '국회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의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보내 수사권 조정에 반발하는 검찰 달래기에 나섰지만 검찰 내부 반응은 시큰둥했다.

박 장관은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 확대와 보완수사 요구 실효성 담보, 검사의 기소권한 보호 등 검사들의 우려를 법안에 충실히 반영하겠다며 한발 물러섰으나, 문 총장은 14일 보완책이 미흡하다며 이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문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면서 "유선상으로 보고 받기로는 (검찰 의견이) 받아들여진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며 아쉬움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수사권 조정을 놓고 정부와 검찰, 경찰과 검찰간의 갈등 기류는 계속될 전망이다.

문 총장은 경찰 수사를 견제하기 위해선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검찰청은 15일 당초 14일로 예정됐다 갑자기 취소됐던 기자간담회를 16일 오전 대검찰청에서 열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문 총장이 어떤 이갸기를 할 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문 총장은 16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들에 대한 검찰의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경찰 권한이 지나치게 커질 우려가 있다는 검찰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강신명, 이철성 전 경찰청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남윤호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강신명, 이철성 전 경찰청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남윤호 기자

이런 가운데 검찰과 경찰이 각각 서로의 전직 수장을 겨누는 상황이 벌어졌다.

먼저 검찰은 지난 10일 박근혜 정부 시절 정부 경찰을 동원해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강신명. 이철성 전 경찰청장 등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5일 이중 강신명 전 청장은 영장이 발부되고 이철성 전 청장은 기각돼 동반 구속은 가까스로 면했다.

반면 경찰은 김수남 전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사 4명을 입건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5일 임은정 청주지검 부장검사의 고발을 토대로 김 전 총장, 김주현 전 대검찰청 차장,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 등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네 사람은 지난 2016년 민원인이 제출한 고소장을 위조한 검사의 불법행위를 알고도 징계하지 않은 의혹을 받고 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경찰이 검찰의 두 전직 경찰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에 '맞불 작전'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경찰은 "고발 사건이기 때문에 절차에 따라 피의자가 입건됐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 시기와 관계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검찰 역시 "수사권 조정과는 무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현재의 대립 구도를 감안하면 사실상 맞대결로 볼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많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해선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병두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홍익대 법과대학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삼아 추진해온 검찰개혁에 노란불이 켜지고, 검찰에 권한이 다시 집중돼 검찰개혁의 좌초될까 우려 된다"고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또 "검찰 개혁이 무산될 경우 무소불위 정치검사가 다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검찰공화국으로의 회귀를 막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검찰개혁에 법무부의 탈검찰화가 동반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임지봉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법무부가 그 외청인 검찰의 주요 보직 장악으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 때문에 법무부의 탈검찰화가 검찰개혁의 선행조건이자 전제조건"이라고 지적하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권고 사항 이행 등 법무부 탈검찰화도 조속히 이행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경찰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 법무법인 아모스 고민수 변호사는 "경찰의 유착비리가 심각하기 때문에, 경찰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견제받지 않은 권력은 부폐하기 쉽다. 수사권 조정이 어느정도는 필요해 보이지만 종결권은 검찰에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happ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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