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스페셜인터뷰2?요요미] '아재 감성' 폭발시킨 유튜브 스타
'요요미(窈瑤美), 구슬처럼 그윽하면서 어여쁘고 아리땁다.' '미스트롯'에서 에서 송가인에게 혼을 뺏긴 중장년 팬들은 요요미의 '커버송'에 또 한번 무릎을 친다. /이효균 기자
'요요미(窈瑤美), 구슬처럼 그윽하면서 어여쁘고 아리땁다.' '미스트롯'에서 에서 송가인에게 혼을 뺏긴 중장년 팬들은 요요미의 '커버송'에 또 한번 무릎을 친다. /이효균 기자

'새벽비' 조회수는 120만 돌파, 30여곡 총 조회수 1000만 이상

[더팩트|강일홍 기자] 연예계에는 어느날 갑자기 스타로 떠오르는 신데렐라들이 종종 있다. 수십년 고난(苦難)의 나날을 보낸 뒤 어렵게 인기를 거머쥐기도 하지만, 단기간 급부상한 '깜짝스타들'에게는 그래서 더 많은 관심이 쏠리게 마련이다.

'커버송 스타' 요요미(25 본명 박연아)는 '유튜브 속' 인기가수다. 요즘 유튜브 채널에 푹 빠져 사는 '4050 남성'들 중엔 "요요미를 모르면 더이상 유튜브를 논하지 말라"고 할 만큼 열혈팬들이 많다. 종편채널 '미스트롯'에서 송가인에게 혼을 뺏긴 중장년 팬들은 요요미의 '커버송'에 또 한번 무릎을 탁 친다.

청순가련형의 앳된 여성, 낯설지만 어디선가 본 듯한, 아니 누군가로부터 환생한 듯한 얼굴만으로 그는 이미 스타다. 이름없는 한 무명가수의 감칠맛 나는 노래와 기묘한 매력에 "혜은이의 젊은 시절보다 노래를 열 배는 잘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중장년 팬층이 형성되고 입소문을 타면서 젊은 팬심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가수 혜은이의 '새벽비'와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는 요요미의 커버송 덕분에 다시 주목을 받고있다. 비결이 궁금해 필자는 일반 대중에겐 아직 낯설지만 가요계 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그를 직접 만나보기로 했다. 스페셜인터뷰는 지난 17일 서울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섹시 콘셉트 말고, 지금처럼 순수 청순 이미지 지킬래요." 요요미가 이끌어낸 '아재 감성'의 비결은 청순미다. 스페셜인터뷰는 지난 17일 서울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효균 기자

-유튜브 스타란 호칭을 들으면 어떤 기분인가. 유튜브 댓글을 보면 취향저격 당한 아저씨 팬들의 감성 글이 가득하다.

마냥 행복하죠. 삼촌이나 아빠처럼 따뜻한 느낌의 댓글을 읽다 보면 저절로 힘이 생겨요. 단순히 던져주는 위로 글이나 격려가 아니라 진심어린 충고나 조언이 더 많거든요. 가장 많이 해주는 말씀 중 하나는 '섹시 콘셉트'로 가지 말고, 지금처럼 순수 청순 이미지를 지키라는 거예요. 또 세미트로트나 빠른 댄스곡도 좋지만 7080 스타일의 잔잔한 감성곡을 불러달라는 주문이 많아요. 저를 통해 통기타 포크가수들의 전성기를 떠올리며 향수에 젖는다고 해요.

신인 트로트 가수 요요미의 인기 근원은 바로 '아재 감성'이다. 30년 전 아련한 7080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요요미의 노래에 흠뻑 빠져들었다. 요요미 TV(유튜브) 구독자수는 지난해 연말 약 600명 정도에 불과했지만 올 1월부터 혜은이의 '제3한강교' '새벽비',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등 커버송을 올리면서 기하급수로 늘어 현재 5만명을 넘었다. '새벽비'의 조회수는 120만을 넘었고 그가 올린 30여곡의 총 조회수도 최근 1000만명을 넘겼다. 커버송의 커버(영어: cover)는 음악 분야에서 다른 사람이 발표한 곡을 다른 사람이 연주 또는 가창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흔히 리메이크라고 부르지만,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이름이 특이하다. 요요미란 이름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라면 일본인 가수로 착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요요미(窈瑤美)는 요조숙녀의 의미를 담은 '구슬처럼 그윽하면서도 어여쁘고 아리땁다'라는 뜻이에요. 처음엔 이름 때문에 다들 일본 아가씨로 착각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젠 세상에 둘도 없는 저만의 색깔을 특징짓는 예쁜 이름이 됐죠. 주변에서 제 외모나 표정, 느낌과 아주 잘 어울린다고 하세요. 이름은 자꾸 불러줄수록 그 사람의 이미지가 되살아난다고 하잖아요. 저야말로 그 말을 피부로 실감해요.

요요미는 지난해 2월 스쿨뮤직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을 통해 데뷔한 뒤 싱글 '첫번째 이야기'를 내고 활동을 시작했다. 가요계 정식 데뷔 전에도 음반을 내고 홀로서기에 나서기도 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접었다. 그의 재능을 발견한 소속사는 대중매체에 기대는 기존 방식을 버리고 유튜브와 SNS에 기댄 새로운 시스템을 택했다. 이런 체계적인 매니지먼트를 통해 본명 박연아 대신 요요미란 이름으로 새 출발했다.

"혜은이의 '새벽비' 들어보셨나요?" 청순가련형의 앳된 여성, 낯설지만 어디선가 본듯한, 아니 누군가로부터 환생한 듯한 얼굴만으로 그는 이미 스타다. /요요미 유튜브 캡쳐

-가요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아직 나이가 어린데 발라드나 아이돌 쪽이 아닌 트로트 장르에 뛰어들었다.

아빠가 트로트 가수예요. 엄마랑 6살 때부터 아버지가 출연하는 나이트클럽이나 행사 공연을 따라다녔어요. 어쩌면 엄마 뱃속에서부터 아빠가 노래하는 걸 느꼈을지도 몰라요. 아빠가 인기가수는 아니지만 청주 지역에서는 워낙 오래 활동해 나름 유명해요.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청주에 라이브카페를 하셨는데 저도 자연스럽게 그 무대에서 노래를 불렀어요. 이런 환경적 이유 때문에 트로트와 친숙해졌죠.

요요미의 아버지는 데뷔 30년이 넘은 트로트 가수 박시원이다. 청주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슬하에 2남1녀를 뒀고, 둘째인 딸 요요미(박연아)가 어려서부터 노래에 자질을 보였다. 자신이 못다한 대중적 스타의 꿈을 딸이 펼쳐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에 대해 요요미는 "좋아하는 가수는 혜은이 씨와 팝 가수 마이클 잭슨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가수는 바로 우리 아버지 박시원"이라고 했다.

-가수 혜은이의 노래를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라도 있나. 앞으로 활동하면서 혜은이와 무대에서 만날 수도 있지 않나.

아주 어려서부터 TV를 보며 '제3한강교'를 따라 불렀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같지는 않은데 그냥 그 분의 노래가 좋더라고요. 무슨 노래든 자꾸 부르고 따라하다 보면 더 좋아지잖아요. 중고등학교를 지나면서는 심수봉 나미 장윤정 씨같은 다른 가수분들의 노래도 다양하게 불렀어요. 그런데 주변에서는 역시 혜은이 씨 노래가 가장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고요. 만일 그분과 함께 무대에 서는 꿈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너무 행복해서 펑펑 울거 같아요.

요요미는 자신의 유튜브에 현재까지 30여곡을 올렸다. '새벽비' '제3한강요' '열정' '후회' 등 역시 가장 많이 부른 노래는 혜은이 곡이다.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미워요' '여자이니까' '사랑', 장윤정의 '초혼' 등도 조회수가 많은 편이다. 이 밖에도 조용필, 나미, 김광석, 김정호 곡도 있다. 비슷한 또래의 젊은층 팬들은 "요요미가 부르는 블랙핑크나 방탄소년단의 노래에도 색다른 맛이 있다"며 관심을 보인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가수는 우리 아버지 박시원." 요요미의 아버지는 데뷔 30년이 넘은 트로트 가수 박시원이다. 요요미는 "6살 때부터 아버지가 출연하는 공연 따라다녔다"고 말했다. /이효균 기자

-지난해 데뷔하면서 싱글 앨범을 냈다고 들었다. 지금은 커버송으로 더 유명해졌지만 본인 노래에 대한 반응도 궁금하다.

음반을 낸 건 1년 가량 됐어도 본격적으로 활동한 건 그리 오래 되지 않았어요. 사실 커버송이 갑자기 유명해지다보니 처음 접하신 분들은 아직 제 곡이 있는지도 모르는 분들도 있고요. 그래도 알게 모르게 제 노래는 커버송과 함께 많이 알려졌어요. 커버송이 비교적 잔잔한 리듬의 곡이 많은데 비해 제 곡들은 빠르고 신이 나죠. 행사무대에 올라가면 커버송에도 관심을 갖지만 분위기상 '이 오빠 뭐야' 같은 신나는 제 노래에 더 호응이 커요.

요요미의 '꼭꼭꼭'은 댄스곡이고 '이 오빠 뭐야'는 리듬이 빠른 새미트로트다. 자신의 노래엔 되도록 젊은 취향의 EDM 느낌을 많이 담았다. 직접 작사 작곡한 정통트로트 '나를 꼭 안아주세요'나 발라드 '1인가봐', R&B곡 'S러브' 등도 요요미의 매력적인 목소리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평을 듣고 있다. 요요미는 "데뷔 이후 거의 매월 한 곡씩 발표하고 있다"면서 "피드백이 많아 당분간은 다양한 장르를 섞어 부르는 중"이라고 했다.

-기존 가수들과 다른 요요미만의 특징과 색깔을 꼽는다면? 어떤 이유로 관심이 쏟아진다고 생각하나?

유튜브에는 어떤 영상이든 올릴 수 있고, 누구라도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어요. 그 중에서도 사람들은 이전과는 뭔가 다른 스타일을 원해요. 처음엔 저도 미미했어요. 10명도 안되는 분들이 호기심만 보이다 사라지기도 했어요. 그러다 차츰 귀엽고 깜찍한 동안 외모를 언급하시고, 보정을 전혀 하지 않은 노래가 맘에 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반응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불과 몇개월 사이에 구독자와 조회수가 급속히 상승했어요. 처음엔 뭐가 뭔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였죠.

자신의 말대로 요요미는 하루 아침에 주목 받는 유튜브 스타가 됐다. 물론 타고난 끼가 밑거름이다. 얼굴도 고친 곳 하나 없는 자연미인이다. 소속사인 스쿨뮤직ENT 안정모 대표는 "천부적인 스타 기질을 가졌다"면서 "하나를 가르치면 서너단계를 앞장서 갈만큼 춤 노래 뿐만 아니라 예능적 감각까지 타고 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요요미는 "저는 다만 예쁘게 낳아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릴 뿐"이라고 웃었다. 통상 커버송은 기존 곡을 일부 편곡해 부르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원곡자 권리(작사 작곡)는 그대로 두고, 요요미가 부른 편곡 부분에 대해서만 제작자 권리가 새로 생성된다.

요요미는 가수 혜은이의 '새벽비' '열정' '후회' 등의 커버송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불과 3개월 만에 유튜브 스타가 됐다. 작은 사진은 요요미의 유튜브 채널 화면. /이효균 기자
요요미는 가수 혜은이의 '새벽비' '열정' '후회' 등의 커버송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불과 3개월 만에 유튜브 스타가 됐다. 작은 사진은 요요미의 유튜브 채널 화면. /이효균 기자

-얼마전 지상파 대표가요프로그램인 KBS1 '가요무대'에 출연해 혜은이의 '열정'을 불렀다. 대중적 관심으로 빠르게 이어지는 것같다.

네, 반응이 좋았어요. 많은 분들이 보시고 격려해주셨어요. 과분하게도 유명스타들만 인터뷰 하시는 강 기자님까지 절 불러주셨잖아요. 이젠 정말 저에 대한 '관심폭발'을 실감해요. 그런데도 이상하게 떨리거나 긴장되진 않아요. 모든 건 자신감이라고 생각해요. 저를 향한 아낌없는 관심과 무한 사랑에 용기를 얻은 것같아요. 다만 명심해야할 부분은 있죠. 요즘 주변으로부터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세요. 더구나 제 주력 팬심은 대부분 4050 삼촌들이잖아요. 더 겸손하고 다소곳한 모습으로 보답할게요.

'가요무대'가 웬만큼 인지도를 알린 가수들이 주로 출연하는 무대임을 감안하면 요요미의 주목도 역시 짐작이 간다. 그는 최근 SBI저축은행 CF도 찍었다. 알고보니 저축은행 이사장한테 CF를 적극 추천한 사람도 열성 '아재팬'이었다고 한다. 저축은행 측은 요요미의 상큼발랄한 이미지가 퇴색되지 않도록 '저축장려캠페인' 느낌의 공익적 분위기로 담아 최대한 배려했다. 최근 연기 오디션을 통과한 요요미는 다음달 드라마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아무래도 가수이신 아버지 영향을 많이 받았을텐데 부녀가 함께 방송에 출연할 날도 멀지 않은 듯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아빠와 TV에 함께 출연한다는 건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일이에요. 그 소망이 이뤄진다면 이보다 기쁜 일은 없겠죠. 사실 제가 가수를 하게 된 건 어린시절부터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건데 처음엔 무척 반대했거든요. 가요계의 녹녹치 않은 현실을 너무 잘 아시기 때문이죠. 가수를 한번 시작하면 그저 취미로 할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유튜브에서 이슈가 된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어요. 엄마 아빠도 좋아하시고 칭찬을 많이 해주시거든요. 아빠와 같은 무대서 노래를 함께 부르게 된다면 감격하겠죠.

요요미는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유튜브를 통해 많은 댓글 피드백을 받지만 당분간은 다양한 장르를 꾸준히 소화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처럼 매월 한곡씩 새로운 노래를 선보이고, 미발표곡 10곡을 포함해 자작곡들도 최대한 많이 만든다는 욕심이다. 일본 방송사에서도 가끔씩 출연 요청이 들어온다고 했다. 그는 또 "한번도 가보지 않은 중국에서까지 인기가 많다고 들었다"면서 "역시 유튜브의 위력은 엄청난 것같다"고 말했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저만의 음악을 만들거예요." 요요미의 향후 꿈과 목표는 가수 조용필처럼 '요요미 음악세계'를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이효균 기자

'요요미 유튜브'의 주시청자는 40대에서 60대 사이이고 대부분 남성이다. 이는 십중팔구 아이돌 중심의 TV 음악방송에 대한 거부감이나 반감, 불편함 등이 만든 현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젊은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요요미의 청아하고 맑은 목소리를 듣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는 반응이 많기 때문이다.

요요미의 목표는 원대하다. 가수 조용필처럼 '요요미 음악세계'를 펼쳐가는 일이다. 그는 "조용필 선배님처럼 트로트도 하고 발라드도 하면서 '요요미의 세계'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아직 대중가수로 자리매김하는데는 갈 길이 멀지만, 착실히 자신만의 색깔로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다.

과연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그는 인터뷰 내내 반짝이는 눈망울을 굴리며 밝은 미소를 띠었다. 사진촬영을 할 때도 "저한테 잘 어울리는 앵글이 있다"며 요리조리 방향을 틀었다. 유튜브 폭발력도 애초 가감없는 일상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게 주효했다. 이런 꾸밈없는 솔직함과 참신함이 결국 '아재' 팬심을 일깨워 열풍으로 이끈 비결이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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