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친구들'→'애로부부', 19금에 발목 잡히지 않으려면[SS초점]
기사작성: 2020-08-11 06:00:02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19금 관람등급을 표방한 방송들이 오히려 ‘19금’에 발목을 잡히는 모양새다.

전회차를 19세 이상 시청등급을 선언해 방송 전부터 화제를 끈 JTBC 금토극 ‘우아한 친구들’은 한때 19금에도 시청률 28.3%로 종영한 JTBC ‘부부의 세계’의 뒤를 이을 작품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부분을 가감 없이 보여주기 때문에 ‘19금’이 됐다”는 송현욱 감독의 설명에도, 반환점을 돈 ‘우아한 친구들’은 각종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들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우아한 친구들’은 갑작스러운 친구의 죽음으로 평화로운 일상에 균열이 생긴 20년 지기 친구들과 그 부부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러나 반환점을 돈 현재까지 이 드라마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갈등의 축은 친구 만식(김원해 분)의 죽음이 아닌 남정해(송윤의 분)의 성폭력이다.
우연히 만난 주강산(이태환 분)으로부터 약물을 이용한 성폭행 및 불법촬영을 당한 남정해. 주강산은 이 사진을 빌미로 남정해를 협박하고 남편 안궁철(유준상 분)과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최근 사회적으로도 대두되고 있는 성범죄가 드라마 속 갈등 요소를 만들어내는 소재로 쓰인 것도 문제지만, 주강산이 남정해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과 성폭행 장면을 자극적으로 담아낸 점과 남성들의 술자리 성적 농담, 에로영화를 찍는 장면 등은 아무리 19금이라고 해도 선정성 논란은 피할 수 없었다.
또한 남편의 기를 살려주기 위한 아내의 내조 등 드라마가 여성 캐릭터를 보는 시선도 도마 위에 올랐다.

물론 드라마 속 설정들이 우리 시대 중년 남성들의 그릇된 성 인식을 역으로 꼬집기 위함일 수 있으나, 굳이 여자 주인공들을 성범죄의 피해자로 그려내야 했을까라는 의문은 남는다.
불편함은 오로지 시청자들의 몫으로 남겨졌다.
시청자 게시판에도 ‘19금 관람가면 폭력성과 선정성은 합리화가 되는 거냐’, ‘약물범죄, 불법 촬영 등이 도대체 어느 부분이 현실 부부의 이야기란 건지’ 등 항의글이 이어지고 있다.



비단 드라마만의 문제는 아니다.
채널A 19금 부부 토크쇼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이하 애로부부)는 실제 부부의 사연을 드라마로 재구성하고 패널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관찰이 아닌 토크쇼로 부부의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점에서 타 부부 예능과 차별점을 뒀지만 첫방송 이후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토크쇼 예능에서 파격적으로 19금을 내건 만큼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상황들을 담고 있다는 지적이 등장하고 있는 것. 특히 첫 방송부터 불륜, 성병, 부부 관계 횟수에 대한 주제까지 스스럼없이 얘기하고 시청자들의 사연은 선정적으로 재연됐다.
또한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강조하는 발언들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업계에선 자극을 리얼로 포장한 이같은 방송 프로그램들이 19금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를 고착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글로벌 OTT 기업의 강세 속에서 K-콘텐츠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드라마든 예능이든 19금 콘텐츠가 다양하게 나와야 하는 건 분명하다”면서도 “다만 현재처럼 자극적이고 야하게만 19금 콘텐츠를 접근하고 표피적인 이야기만 내세운다면, 한국 방송시장에서 19금 콘텐츠 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닫힐 가능성이 높다.
‘부부의 세계’나 ‘마녀사냥’이 인기를 끈 건 선정적이어서가 아닌 서민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이라는 걸 기억하고, 자극적인 코드 그 이상의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최근 드라마 시장에는 JTBC ‘미스티’ ‘밀회’ 등 로맨스부터 OCN ‘루갈’, ‘타인은 지옥이다’ 등 스릴러까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15금과 19금 관람 등급을 오가는 콘텐츠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고, 과거 JTBC ‘마녀사냥’, tvN ‘SNL 코리아’부터 최근 19금 지상파 토크쇼로 화제가 된 KBS2 ‘스탠드업’ 등 예능에서도 새로운 변화들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TV라는 매체 특성상 방송 제작진들의 더욱 깊은 책임감과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영화와 OTT에 이어 예능과 드라마에서도 다양한 소재의 19금 방송을 늘려가며 시청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는 상태”라며 “다만 TV는 19금이라고 해도 청소년들이 접근하기 쉬운 매체이기 때문에 폭력성과 선정성 문제에 있어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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