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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카페.삼호어묵님]삼호어묵에게서, 30대 영끌족들에게 22
이름: Traviata


등록일: 2020-10-15 21:59
조회수: 2635 / 추천수: 13





주옥 같네요.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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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여기서 30대라고 한 것은 


글자 그대로 꼭 30대는 아니고


최근 영끌매수를 하고 있다며 


정부에게서 공식 바보 취급을 받은, 


'30대로 대표되는' 젊은 세대를 말함입니다


그 중에는 20대도 40대도 있겠지요. 




집을 사는데 영끌을 했다는 건 대부분이 흙수저들일 겁니다. 


(실제로는 다양한 케이스들이 있겠으나 


편의상 금수저 / 흙수저로 아주 거칠게 나눠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저는 사실 금수저한테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제가 관심이 있는 건 늘 저같은 흙수저들입니다 


맨주먹으로 이 험한 세상 살아간다는 게 


그 와중에 뭐든지 하나 이뤄낸다는 게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집값을 안 잡는 이유' 시리즈 전에 이 카페에 쓰던 글도 


흙수저 관련글이었던 걸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제가 글을 쓰는 것도 


저 같은 흙수저들 중에 아직 눈치가 느린 사람이 있거든 


그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이지 


솔직히 금수저 분들이야 보든말든 깨우치든 말든입니다 


까짓거 정신 좀 못 차리고 집 좀 못 사면 어떻습니까? 


비빌 언덕이 있는데.... 





재드래곤이 달님앞에서 아양떠는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물론 금수저들의 인생도 나름의 애환도 있겠고 


그 안에서 치열한 경쟁이 있고 그렇겠지요 


하지만 흙수저들과는 그 차원이 다릅니다 


막말로 똑같이 실직을 했거나 사업을 말아먹었더라도 


카페 하나쯤 차려줄 부모가 있는 사람과


소주 두병 까고 한강 가야 하는 사람은 


인생살이의 난도가 같을 수 없습니다





가끔 금수저의 부모님 중에서도 강하게 키우려는 분들이 계셔서 


딱히 금전적으로 물려주지 않는 케이스도 있지만


최소한 그 자식들에게는 


여태 살아오며 물려받은 무형의 자산이 있을 겁니다 


본인의 부모님이 부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가지는지


어떤 식으로 부를 이루는지 


그 과정에서 어떻게 대출을 이용하는지 등등 


여러가지 좋은 것들을 보고 배웠겠지요


물론 좋은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랐을거고요 




하다 못해 자란 동네 덕이라도 봤을 겁니다 


사람은 정말 귀신같이 자기가 평생 살던 동네 


혹은 오래 살던 동네에 집을 사게 됩디다 


몇년 전 


웬만한 사람들은 대출끼고 혹은 전세끼고 강남에 집을 살 수 있었던 때 


강남에서 태어나 평생 자라서 별생각없이 강남에 집 산 사람과


변두리에서 태어나 평생 자라서 별생각없이 변두리에 집 산 사람이


지금 얼마만한 차이가 났는지는 


굳이 얘기 안해도 다들 잘 아실 겁니다
 
 

이런 게 바로 금수저의 치트키

무형의 자산이지요

흙수저는 부모에게서 이 무형의 자산을 못 물려받는 것도 서러운데

심지어 부모의 제로에 가까운 금전감각까지 물려받습니다

사실은 이쪽이 훨씬 더 큰 문제입니다

가난도 DNA와 같아서 유전이 됩니다

사람은 무서울 정도로

자기가 보고 자란 바대로 행동하려는 습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극복해내고

열심히 살다 못해 내 집까지 샀다는 건

내 대에서 유전자 혁명을 일으킨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제 덕에 집 샀다고 몇 분이 고맙다고 하시는데

사실상 그건 본인 덕이지 제 덕분이 아닙니다

세상에는 삼호어묵만 있는게 아니라

라 @도 있고

한자리 하고 계신 장관님 대통령님도 계신데

그 잘난 사람들 다 놔두고

굳이 밥하다 뛰쳐나온 아줌마라는 제 말을 들었지 않습니까?

제 말을 듣고 생각을 바꿨다는 거 자체가

본인이 이미 싹이 있는 사람인 겁니다

애초에 장관이란 사람이

대놓고 기회 줄 때 파시라 협박을 하는데

웬만한 강심장은 집 사기 힘듭니다

김광규 씨 같은 사람이 정상이라 이 얘기입니다

김현미 장관께서는

'30대들이 영끌로 비싸게 사서 안타깝다'고 일갈하셨는데

물론 여기서 안타깝다고 한 건

30대가 빚을 많이 져서 안타깝다는 게 아니라

30대 니들이 사는 바람에 집값이 안 떨어진 게 안타깝다는 거지요

이 정도는 이제 찰떡같이 알아듣도록 합시다

어쨌든 30대가 영끌해서 집 샀다는 글들마다 대부분

각자의 인생사가 쓰여 있는데

하나하나 마음아프고 또 공감가는 사연들이지만

사실 개개인의 상황은 읽지 않아도 웬만큼 짐작이 갑니다.

1. 흙수저다.

2. 집을 샀다.

이 심플한 여덟 글자 사이에 축약된

그 수많은 사연과 눈물과 한숨들을

보지 않아도 다 짐작이 가는 것은

저도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제 책

'정부가 집값을 안 잡는 이유'에 대한 기사가 모 언론에서 났는데

문제는 이 기사가 다음(daum)쪽에 메인으로 올라가는 바람에

댓글로 천개 넘게 욕을 얻어먹었습니다

그 기사에 인용된 책의 문구 때문에 특히 이 소리를 많이 들었네요

'얼마나 인생 자랑할 게 없으면 겨우 집 산 게 트로피냐?'

고등학교 때 세 남매가 나란히 단칸방에서 살던 시절에

그나마도 천장에 구멍이 나서 빗물이 새서

그 와중에 가운데다 양동이를 받쳐놓고 잤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내가 내 자식을

방이 네 개씩이나 되는 집에서 키우고 있는데

어린 내 자식한테 준 방이

그 시절 다 큰 남매 셋이서 옹기종기 자던 방의 두 배는 넓은데

이게 어떻게 트로피가 아닐 수 있습니까?

백억 벌고 천억 벌고

장관이니 국회의원이니

거하게 한자리 해먹어야만 트로피가 아닙니다

이 정도만 해도 저한테는 훌륭한 트로피입니다 



 

 
 

물론 집 한채 마련했다 해서 게임 끝난 게 아닙니다

거의 평생에 걸쳐 갚아나가야 하는 부채가 생겼고

혹 집값이 올라 봐야 실질소득과는 하등 관계가 없으며

오히려 세금만 늘어나기에 허리띠는 더 졸라매야 합니다

그래서 흙수저들의 싸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니 뭐니 해서

이번 추석때 보너스 제대로 안나온 회사가 훨씬 많겠지만

그렇다고 명절이 피해가는 것이 아니기에

부담들이 컸을 겁니다

추석때 집에 들고 가는 봉투 하나에도 얼마를 넣을까

고민을 백번씩 하고

추석 지나면 허리띠 졸라매야겠구나 한숨들 지으셨겠죠

참 흙수저라는게 웃깁니다 ㅋㅋㅋㅋ

받은 건 없는데 나갈건 진짜 더럽게도 많잖아요

같은 흙수저들끼리는 다 이해할겁니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애초에 부모 덕부터 못 본 사람들이

뭐 인생에 대단히 행운이라고 있었느냐?

아마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겁니다

저도 돌아보면 인생에 참 공짜로 얻은 거라곤 없습니다

정말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사람이 살면서 좀 한번쯤은 얻어걸릴 수도 있고

남의 덕도 볼 수 있고

좀 묻어갈 수도 있고 그렇잖아요

근데 그런 일이라곤 없습니다

뭐든 딱 노력한 만큼만이라도 결과가 나오면 다행이고

하다못해 로또 천원짜리 한번을 못 맞아 본 그런 인생입니다

그래서 요즘 세상에 그 어렵다는 내집마련을

맨주먹으로 이뤄낸 젊은 영끌족들에게

저는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장하다고

크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일각에서는 신용대출까지 끌어서 '영끌로' 샀다고 조롱들을 하는데

그 신용 어디서 나왔습니까?

바로 본인이 이 악물고 열심히 살아온 증거입니다

물려 받은 거 없는 사람이 그나마 자기 힘으로 이뤄낸

단하나의 보루가 신용대출이라 이거에요

물론 그것마저 막겠다고 발광을 하고있지만....


'포기하면 편해' 라는 말이 있죠

말마따나 포기하는 게 차라리 더 편했을 수 있습니다

사다리라는 것이 내 손에 닿지 않을 정도로 올라가면

사람이란 그냥 그 자리에서 포기하기가 쉽습니다.

여기저기 흙더미라도 모아와서 사다리 밑에 받쳐도 보고

까치발하고 손끝까지 뻗어서 아둥바둥 붙잡아 보고

어떻게든 높이뛰기도 해보고

그런 거 사실 되게 어렵고 귀찮고 구차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이왕 이리 된 거 그냥 깔끔하게 포기하고

사다리 이미 붙잡은 놈들 두들겨패서 떨어뜨려 주겠다는 분들에게

잘한다 이게 정의다

물개박수 짝짝 쳐주면서 지지하는게 쉬울텐데

심지어 집이 없으면 자동으로 정의의 편에도 설 수 있는데

그게 제일 쉬울 수 있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일부러 어렵고 힘들고 불안한 길을 선택한 사람들이

바로 30대 영끌족들입니다

요즘 애들은 그게 뭔지도 모른답디다만

우리는 엄연히 슬램덩크를 보고 자란 사람들 아니겠어요?

'포기하는 순간이 바로 시합 종료다'

30대 영끌족 여러분

그리고 아직 내집 마련을 포기하지 않은 30대 여러분

당신들은 집값 상승의 주범따위가 아니라

내 인생 내가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살아가는

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역들입니다

오늘도 대출금을 떠올리며 외식하고 싶은 거 참고

짜장면 시켜먹고 싶은 거 참고 짜파게티 끓여먹고

가을에 어울릴만한 립스틱 하나 집어들고 한참 고민하다

'에이 마스크 쓰는데 뭐

이 돈으로 대출이나 한푼 더 갚지' 하며

결국은 내려놓는 여러분께

진심어린 응원과 박수를 보냅니다

ps. 이걸 원래 김현미 장관이 한마디 했을때 써야 했는데

건강이 너무 안좋아서 대충만 써놓고 올리지 못하고 있다가

이제 와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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