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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포럼 입니다.

등산, 트래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입니다.
간월재 구경 갔다가 신불산에서 조난 당할뻔한 후기입니당 52
분류: 산행후기
이름:  봄이ㅣ


등록일: 2020-11-16 23:12
조회수: 9236 / 추천수: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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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저는 등산이라고는 고등학교때 울산바위 올라간것 말고는 아무것도없는.. 등산이라면 질색하는 사람중의 한명입니다.

등산포럼은 어머니 생신 선물로 등산화 사이즈 질문 하러 왔었는데 제가 여길 다시오다니 감회가 새롭네요 🤣

 

잊지못할 추억과 악몽을 공유하고 싶은데 여기에 한번 살짝 남겨봅니당

혹시 절 도와주신 등산객님이 여기계신가 궁금하기도하구요 ㅎㅎ

 

친구가 울산에 간월재라고 사진찍기 좋은 곳이 있다고,

사슴농장길로가면 산책이라고.. 가서 컵라면 먹으면 맛있다고 해서 따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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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펼쳐진 억새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폭풍 사진을 찍고 매점에서 컵라면을 사서 호로록 호로록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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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먹은 컵라면 입니다.. 두개먹었어야 체력이 있었을텐데 ㅠㅠㅠㅠㅠ

컵라면을 먹다보니 친구가 저기 보이는 신불산을 가자고 했습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비석 보자고해서요. 등산을 10년만에 하는 것이었지만, 친구의 응원에 힘입어 숨소리를 내며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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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불산 올라가는 길에 바라본 간월재와 간월산의 모습은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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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불산 옛비석에 도착하고 찍은사진. 그날의 저의 복장상태를 보시라고 올립니다. 신방 밑창 보이시나요? 참 매끄럽쥬? 이것땜에 기어서 내려가게 됬다는 후문이..ㅠㅠ 

 

 

 

이제 사건이 발생하게됩니다.. 사슴농장으로 가는 택시안에서 택시기사님께 간월재에서 내려올때 어디로 가야 버스를 탈 수 있냐고 묻자 기사님께서 간월산장으로 내려가면 된다고했습니다.

  카카오맵에 신불산에서 간월산장 가는 법을검색했고 38분 밖에 안걸린다고 해서 홍류폭포 쪽으로 가면 되겠다! 를 외치며 홍류폭포로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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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편안한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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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가며 이상하다.. 올라오는 사람은 있는데 내려오는 사람이 왜 없지? 생각했고, 자수정동굴과 홍류폭포로 갈라지는 갈림길을 보며.. 이상하다.. 홍류폭포로 내려가는건데 왜 다시 올라가는 길이 생겼지..? 라는 의문이 생겼을때 저는 다시 뒤돌아 신불산으로 돌아갔어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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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등산로라니... 그냥 울타리로 막은게 아니라 등산로라니.....이건 약과였습니다. 저는 내려오는 내내 미끄러졌고 낙엽이나 흙길일때 한발짝 떼기만 해도 넘어지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허벅지에는 힘이 안들어 가고, 오른쪽 무릎 옆은 아파서 내려갈수가 없고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중간중간에 보이는 자신의 위치를 표시하는 함을보 면서 119에 신고를 해야하나 다급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안개는 짙어져가고.. 까마귀는 울어대고 오늘 내가 까마귀밥이 되는게 아닌가.. 까마귀님 산신령님 제발 저 살아서 내려가게 해주세요를 속으로 외쳤습니다. 다리에는 힘이 안들어가서 나무들에게 지탱해서 겨우겨우 한발짝씩 발을 내딛었습니다.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 

 

사진은찍지 못했는데 어느 구간이 되자 계속 암벽만 나왔고 겨우 미끄러져서 내려오니 바로 옆에 팻말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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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제가 이런길로 내려오고있었어요..(이 사진은 어떤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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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구간이 계속되자 저는 정신줄을 놨고 1분에 2m도 가지 못하능 상황이 왔습니다.

그때 구세주 두명이 등장했습니다. 부부셨던 것 같은데 나무 막대기를 주며 이걸 쓰면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주셨고 장갑도 벗어주려고 하셨습니다. (장갑은 죄송해서 못빌렸습니다.)

그리고 로프를잡고 암벽을 내려가야 하는 구간에서 제가 겁을 먹자 뒤로 내려가는 거라며 시범도 보여주셨습니다.

진짜 여기 계신줄 모르겠지만 정말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 사람 한명 살리셨어요.

그분들 덕분에 겨우겨우 홍류 폭포로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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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와보니 다시 이런 무시무시한 팻말이 ㄷㄷㄷ

친구야 ㅠㅠㅠ 우리 살아돌아온건 기적이야!!🤧

 

이번 등산으로 얻은건, 등산화의 중요성. 엄마가 왜 발목이 있는 비싼 등산화를 사려고 했는지..그때 이해 못해서 미안해 엄마..ㅠㅠ

그리고 제가 살고자 하는 욕망이 얼마나 강한 사람이었는가를 깨닫는 하루였습니다.

 

등산하시는 분들 정말 대단하고 부럽습니다. 저도 동네 뒷산을 오르며 체력을 길러봐야겠어요!!

그럼 전 이만.. 다음에 등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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