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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도 안개로 뒤덮여도 2
분류: 산행후기
이름: 프라다양말


등록일: 2020-08-16 13:13
조회수: 493 / 추천수: 2






세검정에서 돈가스를 먹거나, 기생충의 촬영지 앞에서 셀카를 찍지 않더라도 

자하문 좌측으로 가면 북악산이고, 우측으로 가면 인왕산으로 가는 출발지입니다.

 

기생충 영화의 모티브가 하녀로 유명한 김기영 감독이라고 기억하는데,

봉준호 감독을 계단으로 유명한 북악산길이나 인왕산길에서 마주친 적은 없습니다.

 

계단은 남산성곽이나 구도심의 재래가옥이 밀집된 골목길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데,

골목길은 송창식이 불러서 힛트한 노래로 알고있었는데, 신촌블루스의 김현식이 부른 노래입니다.

 

비가 내리는 날, 인왕산을 걷다보면 성곽길에서 우산을 쓰고 마주치며 걷는 영화의 한 장면이 기억나기도 합니다.

전도연의 접속 영화도 생각나고, 외국의 영화들중 우산을 주제로 한 영화의 장면들이 스치기도 합니다.

 

인왕산 정상에서 내려오며, 성곽길을 바라보며 서울을 연결짓는 산맥들을 바라보면 비오는 날엔 안개가 흩날립니다.

어제 광복절에는 안개가 너무 많아서, 서울시내 정경도 전혀 보이지 않는 시야 제로의 상태였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오버로드는 지상에서 몇미터나 올라가서 시야를 밝히는지 갑자기 궁금해졌고,

멀리 보여지는 저 산맥들을 감싸고 휘어도는 안개들의 움직임이 황홀하기 까지 합니다.

 

때론, 선명하고 윤곽이 선명한 형체보단 흐릿하지만 보일듯 말듯 그려지는 모습들이 아름다울 때가 있습니다.

혼잣말로, 내 인생은 안개와 계단길로 이어진 무수한 능선길이라며 독백하며 걷습니다.

 

사진으로 담아내기엔, 눈동자와 온몸의 감각이 받아들이는 정보들이 너무 많아서 물리적인 피사체로 자연을 담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그냥 기억하고 담아갑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안개로 앞이 보이지 않아도, 그냥 걷는 것은 행복한 움직임입니다.

그것이 자연의 숲으로 둘러쌓인 산길이고, 우리가 사는 공간들을 지켜주는 산길이라면 더더욱 행복한 일상일 것입니다.

 

평생 처음 겪는 위중한 코로나 상황에, 우울증과 힘겨움등을 이겨내고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

오늘도 가까운 산이나 들판으로 나가서, 걷기를 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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