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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스님은 구도자였을까
분류: 독서평
이름: 초록너구리


등록일: 2019-11-05 22:59
조회수: 176 /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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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마무리(법정 지음,문학의숲)

 

 서점에서 법정스님의 책은 사라졌다.

입적하기 전에,세상에 내놓은 책들을 모두 절판하라는 그의 유언은 명목상으론 지켜진 셈이다.

그런데 최근에 지인으로부터 법정스님의 책이 인터넷 서점에서 웃돈이 붙어 거래된다는 말을 들었다.

말에 얽매이지 말라는 의미로 짐작되는 스님의 가르침은 실질적으론 이행되지 않고 있다.

 

 서가를 뒤져보니 법정스님의 책 한권이 눈에 띄었다.

본책 <아름다운 마무리>다. 2010년 무렵에 선물을 받았고,나는 단 한페이지도 보지 않았다.

오래 전 그의 대표작인 <무소유>도 몇페이지 보다 말았던 기억이 있다.

원래 산문집을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 정치인,종교인,문인들이 쓴거라면 더 멀리했다.

 

 이 쓸쓸한 가을날에 이미 극락정토에 가신 스님의 말을 찾아 듣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책을 꺼내 먼지를 털었다.

모두 56편의 짧은 글이 실려 있다.

 

 절집을 떠나 강원도 어느 산골에 오두막을 짓고 17년을 홀로 살면서 떠올린 단상들이다.

얼음을 깨서 식수로 사용해야했던 험난함,꽃과 나무에 대한 감상등 일상과 자연은 생각의 모태다.

그는 가끔씩 여행을 하고 서울 길상사 법회에도 참석했다.

데이비드 소로우의 흔적을 찾아 미국 윌든 호숫가도 찾는다.

 

 법정스님을 수행자로 규정하기에는 애매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보다는 생의 마지막까지 자유로운 영혼을 추구했던 방랑자로 보는 게 옳을 성싶다.

긴긴 겨울밤 산골 오두막에서 불을 끄고 바흐의 <골트베르크 변주곡>을 듣는 그의 모습을 상상해보라.

글렌 굴드의 피아노 연주만으론 성이 안차 안드라스 쉬프의 연주곡으로 감흥을 돋웠다는 설명도 들으면서.

 

 그는 또 탐미주의자로 보이기도 한다.

동해 휴게소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마치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태평양을 봤을 때처럼 상쾌했다는 얘기 끝에

남해나 서해에서 바다를 보면 양식장의 부표 때문에 너절하고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는 그의 말은 조금 당황스럽기까지하다.

어부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이 아닌가.나도 많이 봤지만 경외감까지 느껴지던데 스님은 미학적 관점으로 보는 듯하다.

 

 법정스님 제자 스님으로 부터 들은 얘기인데 입적하시기 전 입원중인 병원으로 스님을 찾아 뵈서

"스님 지금 남쪽에는 스님이 좋아하시는 꽃들이 만발했습니다."하니 스님의 눈에

눈물이 가득했다고 한다.

들꽃같은 삶을 살다 가신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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